[기고] 또 하나의 대한민국 '디지털 트윈 국토'

2021. 8. 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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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욱 LX한국국토정보공사 공간정보사업본부장
최송욱 LX한국국토정보공사 공간정보사업본부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SF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묘사된 '메타버스'가 불과 4년 만에 현실이 됐다. 영화는 '오아시스'라는 가상게임이 지배하는 2045년이 배경이다. 사건은 오아시스 개발자의 유언에서 시작된다. 3가지 임무를 완수할 경우 오아시스 운영권과 5000억 달러가 넘는 회사 지분을 주겠다는 것. 이로 인해 주인공 웨이드와 다국적 기업의 밀고 당기는 추격전이 펼쳐진다. 이렇듯 기존의 가상세계가 현실과 다소 괴리된 방식이었다면, 메타버스인 오아시스에서는 매 순간 현실과 가상이 서로에게 상호작용하여 영향을 미치며 진화해나간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를 합성한 신조어다. 인공지능(AI)과 차세대 고속 통신망,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한 3차원 가상현실이다. 메타버스의 특징은 가상과 현실의 꾸준한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완벽한 경제체제가 구축되는 데다 가상과 현실의 물리적 이질감이 적다는 데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선거에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에서 선거캠프를 마련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3D 아바타 가상게임 '로블록스'를 모르면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다.

메타버스와 같은 혁명적인 콘셉트의 등장은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거대한 인류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필수 불가결하다. 인류의 모든 생활이 디지털 인프라에 기반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설계하기 위한 욕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메타버스와 함께 부각되는 기술 중의 하나가 '디지털 트윈'이다.

현실과 같은 가상세계에 디지털 쌍둥이를 만들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는 핵심 기술이다. 최초의 디지털 트윈은 항공기 엔진 제작 등 주로 제조업에 도입됐다. 예를 들어 해외 공장과 유사한 가상환경을 구축해 문제가 발생하면 국내 본사에서 이를 인지하고 해결하는 방식이다. 다만, 디지털 트윈이 특정 장비·설비를 가상세계와 연동해 동기화한 것이라면, 메타버스는 장비나 설비를 넘어선 사람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환경 전체를 디지털화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흐름을 감안해 정부는 디지털 뉴딜 2.0 정책 방향으로 메타버스를 차세대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다양한 기업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고 민간 중심의 생태계 조성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부문의 혁신을 전 분야로 확산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로 인해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가공·관리하는 생태계 조성이 중요해졌다. 또한 디지털 트윈과 클라우드 산업을 키우기 위해 디지털 트윈 산업 활성화 전략 및 제3차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기본계획 등도 구체화한다.

국토교통부 산하의 준정부기관인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지적사업과 공간정보사업을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국토정보 전문기관이다. LX공사는 6년 전 사명을 변경하고 공간정보사업으로 업역을 확대하면서 데이터·국토정보 플랫폼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한국판 뉴딜'의 10대 과제 중 하나로 주목받는 디지털 트윈 분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디지털 트윈 국토 시범사업의 관리기관으로서 국토부와 함께 '디지털 트윈 국토' 모델을 전국에 확산시키고 있다. 공간정보의 통합적 관리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제도 혁신에도 방점을 두고 있다. 다양한 공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가공·관리하고 고품질 공간정보 융·복합 등을 추진해 나가려면 공간정보기본법, 지적재조사법 제·개정을 통한 국토정보 관리체계의 개편이 시급하다. 특히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공간정보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공공과 민간의 상생·협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공사법 제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대전환의 핵심 키워드다. 이로 인해 가상·증강현실의 원재료인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LX공사가 전국 각지에서 수집된 방대한 로우데이터를 모으고 표준화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발굴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영화 속 오아시스 창시자는 "메타버스에 비해 현실은 차갑고 무섭지만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말했다.

감독의 메시지를 지금 우리의 현실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공사법 제정을 통해 LX가 데이터·플랫폼 전문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동시에 민간과 상생하는 건강한 공간정보산업 생태계를 만들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LX공사가 민간·산업계와 상생·협력하고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가상현실(VR, AR, MR, XR, SR 등) 시장을 선도하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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