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백신' 멈춰선 경영.. "삼성에 기회달라" [이재용 복귀 '운명의 날']

김경민 2021. 8. 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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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가석방심사위원회 개최
TSMC·인텔 공격적 투자에도
이재용 부재로 방향성 잃어
"삼성 주력사업이 경제 중추
사면 대승적 결단 나와야"
9일 열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심사위원회가 현재 오너 부재로 주요 의사결정이 올스톱된 삼성에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삼성이 새롭게 도약하고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총수의 의사결정이 불가피한데 결국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각계에선 반도체는 물론 배터리, 코로나19 백신 생산 등 삼성의 주력 사업이 곧 우리 경제에도 중추가 되는 만큼 이 부회장의 가석방 혹은 사면을 통한 대승적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용 '글로벌 칩대전' 선봉장 돼야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미국 신규 반도체(전자)·배터리(SDI) 공장 건설과 관련해 세팅을 마무리하고, 이 부회장의 결단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위탁생산(바이오로직스)과 꽉 막힌 인수합병(M&A) 건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통상 여름휴가 시즌에 재계 오너들은 내년 경영계획과 사장단 인사를 구상한다. 한시가 급한 삼성도 오는 15일 이 부회장이 영어의 몸에서 풀려나면 곧바로 16일부터 경영복귀를 할 수 있게끔 사업부별 주요 보고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 반도체·배터리 신규공장 건과 백신 위탁생산 확대 등의 투자 판단부터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0.9%에서 2020년 19.3%로 커졌다. 삼성전자의 주주는 600만명에 육박해 전체 개인투자자 10명 중 6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경제의 반도체 의존도는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우리 업체들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심화로 강력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부족 사태로 자동차 등 선진국 기간산업의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지자 국가 간 '칩 전쟁'은 현실화됐다. 기업을 넘어선 안보와 첨단산업의 우위를 지키기 위한 국가전 양상이 전개된 가운데 주요국들은 반도체 지원책을 쏟아내고 기업들도 미래 선점을 위한 준비가 치열하다.

하지만 TSMC, 인텔 등 삼성의 라이벌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반면 삼성은 오너 부재로 방향성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TSMC는 올해 4월 향후 3년간 파운드리 사업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월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생산공장 5개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의 반도체 강자인 인텔은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제안하며 새롭게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삼성과 TSMC의 2파전에서 인텔까지 낀 3파전으로 산업 지형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주력사업인 휴대폰 사업도 애플과 중국 업체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시장을 내주는 등 정체가 심화되고 있다.

■국민 60~70% "이재용 석방 지지"

이 같은 샌드위치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와 M&A 등 리스크가 큰 의사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리더십 공백 장기화로 동력을 잃은 삼성은 미국 반도체 투자 결정을 수개월째 내리지 못하고 있다. 2017년 하만 이후 조단위 M&A도 전무하다. 올 들어 구글, 엔비디아, MS, TSMC, 애플은 주가가 대폭 상승했으나 코스피지수가 14% 상승하는(4일 종가) 동안 미래 불확실성이 장기화한 삼성전자는 2% 오르는 데 그치며 주주들의 원성마저 높다.

삼성과 국가경제의 위기감을 인식한 각계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은 "이 부회장 사면은 한미 양국 최선의 경제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고, 손경식 경총 회장도 "국가경제라는 큰 틀에서 사면에 대한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반도체특위 위원장도 "대만의 시스템반도체에 도전할 기업은 삼성밖에 없다"며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총수의 결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20여차례의 설문조사에서도 이 부회장 석방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60~70%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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