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찬스 쓰거나, 빚내거나.. 1020 서울 아파트 매수 비율 최고

서울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김연정 객원기자

서울에서 20대 이하 젊은 층의 아파트 매수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도, 젊은 층은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빚을 내거나 부모 지원을 받아 아파트를 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4240건으로, 이 가운데 2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은 5.5%(233건)로 집계됐다. 2019년 1월 연령대별 통계가 만들어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율은 작년 10월(5.1%) 처음으로 5%를 넘겼고, 지난 5월(5.4%) 최고치를 경신한 뒤 2개월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역별로 보면 20대 이하 아파트 매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영등포구로, 11.6%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 팔린 아파트 10채 중 1채 이상을 미성년자나 20대가 사들였다는 의미다. 이어 종로구(9.7%), 강남구(8.0%), 금천구(7.8%), 서대문구(7.5%), 도봉구(7.4%) 등 순이었다. 구로·중랑구(7.1%), 관악구(6.6%), 노원구(6.1%)도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최근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구에서 20대 이하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난 4월 4.2%에서 5월 7.2%로 급등했고, 6월 8.0%로 더 오르면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실적으로 자산·소득이 적은 10~20대가 강남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모 도움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업계에선 부모에게 현금을 증여받거나 빌린 뒤, 전세를 끼고 매매한 갭 투자가 상당수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