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인사이트] 코로나 백신이 물백신?..델타 변이 최전선 미국 의사들에게 물어보니
델타 변이 직격탄 맞은 미주리…'백신 불신'이 불러온 대가
가장 큰 원인은 미주리의 백신 접종률이 전체의 42%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미국 전체에서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이제 막 50%를 넘었는데, 미주리는 아직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인 겁니다. 그나마 대도시와 큰 카운티에서 접종률이 높아서 이정도지, 10%대에 불과한 카운티도 수두룩합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곳은 거의 예외 없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대선도 득표율을 보면 트럼프 56.8%, 바이든 41.4%로 트럼프가 미주리에서 낙승했습니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6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백신을 맞으면 불임이 된다, 몸에 마이크로 칩이 심어진다, 자석으로 인체가 변한다는 식의 황당한 백신 음모론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미주리주는 백신 불신이 만들어낸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환자는 더 젊고, 상태는 더 빨리 악화된다"…최악의 겨울 능가하는 '델타 변이 퍼펙트 스톰'
병원에서 코로나 입원 환자들을 직접 치료하고 있는 트로트맨 콕스헬스 감염병 전문의는 "환자들은 더 젊어졌고, 상태는 더 빨리 악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요양원 등을 중심으로 노인 환자들이 병원에 밀려들어 왔다면, 지금은 젊은 환자들이 대다수라는 것입니다(에드워드 CEO는 환자 나이 평균으로 12세가 내려갔다고 부연했습니다). 환자들의 특징에 대해서는 초고도 비만 환자들이 많은데, 비만이라는 위험 요소는 코로나 감염 때 더 대응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덩치 큰 환자들이 몰려들면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치료하는 데 물리적인 힘이 많이 들어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트로트맨 전문의는 델타 변이의 잠복기가 대단히 짧다는 걸 현장에서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는 적어도 5일 정도 지나 증세가 나타나고 병원에 오는 경우는 10일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이보다 훨씬 더 빨리 병원에 입원하고 있고,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도 예전보다 훨씬 빨라졌다고 합니다. 또한 산소호흡기를 착용하는 비율도 예전보다 훨씬 증가한 것도 특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입원하는 환자 대부분이 결국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게 되는데, 델타 변이의 위력은 그만큼 강력하다는 걸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회복하기까지도 더 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증세가 심해 집중적인 치료를 하기 때문에 회복된 사람들도 예전보다 더 구조적인 후유증을 앓게 될 거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환자 절대 다수 백신 미접종자"…"백신 맞아야 죽을병이 감기가 된다"
백신을 맞고 입원해 사망한 사례는 없냐고 물어보니, 에드워드 CEO는 "그런 사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돌파감염 사례는 거의 대부분 이미 지병으로 몸이 많이 불편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면역체계가 약하고, 백신을 맞아도 항체를 충분히 형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얘기였는데, 트로트맨 전문의는 자신이 돌보는 돌파감염 사례는 "백혈병 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고 있었던 사람 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병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3% 정도 되는 돌파감염 내에서도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입원실에 오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설명했습니다.
백신의 효능에 대해서 에드워드 CEO는 "백신을 맞아야 걸리면 죽을지도 모르는 병을 복잡한 감기 정도로 앓고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로트맨 전문의는 작년에 병원을 가득 채웠던 노인들이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절대 다수가 백신 접종을 마쳤기 때문에 병원에 올 일이 없었던 거라며, 이게 백신의 효능이 아니면 뭐겠냐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백신 접종을 마친 의료진들도 정기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하는데, 의료진들이 델타 변이 환자에 노출돼 돌파감염이 일어나더라도 그냥 감기 증세 정도로 앓고 회복했다고 말했습니다. 그걸 바로 옆에서 보는 상황에서 백신의 효능은 엄청나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단 입원하면 엄청나게 큰 고통과 후유증을 얻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최대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는 게 최선이라는 게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결론이었습니다.
돌파감염 자체가 큰 문제가 아니기는 해도, 일단 감염이 되면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충분히 확인된 만큼 백신을 맞은 사람도 CDC 권고에 따라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간단한 결론이지만 이들은 백신과 마스크가 델타 변이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점을 거듭 확인해줬습니다.
백신 접종 여전히 기약 없는 미국…공중보건 대책 부재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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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형 기자se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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