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밥상물가' 상승률 OECD 3위..농축수산물 물가는 30년 만 최대 상승

[경향신문]
올 2분기 고기·계란 등 국내 ‘밥상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3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낮은 물가상승률이 올해 한꺼번에 반영됐고, 조류인플루엔자(AI) 및 작황 부진 등이 발생하면서 농축수산물 물가 오름폭도 3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8일 OECD와 통계청의 2분기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를 보면, 식품물가는 1년 전보다 7.3% 상승해 OECD 전체 평균(1.6%)의 4.5배였다. 38개 OECD 회원국 가운데 터키(18.0%)와 호주(10.6%)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2분기 상승률로만 보면 2011년(7.8%) 이후 최대다.

지난해 저물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AI 발생 여파, 작황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밥상물가를 끌어올렸다. 2분기 들어 농축수산물 물가는 11.9% 상승해 1991년(12.5%) 이후 30년 만에 최대였다.

밥상물가는 하반기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월 들어 폭염과 AI 여파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9.6% 올랐다. 계란은 1년 전보다 가격이 57.0% 상승하는 등 오름세가 지속됐다. 돼지고기(9.9%), 국산 쇠고기(7.7%), 사과(60.7%), 배(52.9%), 마늘(45.9%), 쌀(14.3%), 열무(21.1%) 등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6% 오르는 등 넉달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였다.

빵이나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주는 국제곡물 가격이 오르는 것도 밥상물가에 영향을 주고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곡물·유지류·육류 등 주요 식량 품목의 국제 가격을 지수화한 ‘세계식량가격지수’를 보면 지난달의 경우 2014~2016년의 평균가격(100)을 훨씬 넘어선 123.0포인트를 기록했다.

정부는 하반기가 2분기보다는 물가가 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개인서비스는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농축수산물은 오름폭이 둔화되고 석유류도 상승폭이 더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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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