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아, 식빵' 외치자..세르비아 에이스가 한 행동
세르비아 역시 쉽지 않은 상대였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 대표팀은 8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0-3(18-25 15-25 15-25)으로 패하며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세르비아의 에이스 타이나 보스코비치(24)의 활약은 대단했다. 보스코비치는 33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책임졌다.
보스코비치의 영리한 플레이도 눈길을 끌었다. 3세트 초반, 김연경은 터치아웃 득점을 위해 보스코비치 몸쪽으로 공을 넘겼다. 그러나 이를 눈치챈 보스코비치는 손을 뺐고, 그대로 아웃처리됐다.
득점에 실패한 김연경이 ‘아 식빵’이라고 외치자, 보스코비치가 곧바로 김연경에게 다가가 몸을 숙인 뒤 네트 밑으로 악수를 청했다. 김연경도 멋쩍게 웃으며 보스코비치의 손을 잡았다. 김연경과 보스코비치는 2018-19시즌부터 약 한 시즌 반동안 터키 리그의 엑자시바시에서 함께 뛰었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김연경의 ‘식빵’ 뜻을 보스코비치도 알고 있었구나”, “식빵 후 악수 너무 웃기다”, “보스코비치가 식빵의 의미를 대충 알아서 악수를 청한 게 아닐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식빵’은 김연경이 경기 도중 내뱉는 욕설을 순화한 표현이다.
간절했던 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김연경은 고개 숙이지 않았다. 함께 뛴 동료들을 안아주며 격려했고, 세르비아의 승리를 축하했다. 현대건설에서 함께 뛴 세르비아 공격수 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는 경기 종료 후 김연경에게 달려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세르비아 코칭스태프들도 김연경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인터뷰에서 “모든 것을 쏟았다. 후회는 없다”며 “그냥 좀 쉬고 싶은 생각이 크다. 준비를 많이 한 올림픽이었다. 이렇게까지 준비하면 어떤 결과가 나와도 후회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날과 다를 것 없이 준비했다. 신발끈 묶고 테이핑하면서 마지막이 될 수 있겠구나 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연경은 “행복한 순간이었다. 결과적으론 아쉽지만,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좋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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