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날랜 다람쥐 나뭇가지 오가는 비밀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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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6일 표지에 한 나뭇가지에서 다른 나뭇가지로 날렵하게 뛰며 착지하는 다람쥐의 모습을 실었다.
산속 울창한 나뭇가지를 이리저리 오가며 바쁘게 뛰어다니면서도 다람쥐는 떨어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실험에 참여한 12마리의 다람쥐가 먹이를 먹기 위해 도약하는 장면 96회를 고속 카메라에 담아 이를 분석했다.
다람쥐는 너무 빠르거나 혹은 너무 느린 속도로 공중으로 뛰면 다양한 착륙 기동을 이용해 이를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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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6일 표지에 한 나뭇가지에서 다른 나뭇가지로 날렵하게 뛰며 착지하는 다람쥐의 모습을 실었다. 산속 울창한 나뭇가지를 이리저리 오가며 바쁘게 뛰어다니면서도 다람쥐는 떨어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마치 인간들이 도심 속 다양한 장애물들을 활용해 움직이는 곡예 행동인 ‘파쿠르’를 연상케 하는 몸놀림을 보여주기도 한다.
내대니얼 헌트 미국 네브라스카대 생체역학과 교수 연구팀은 다람쥐들이 나뭇가지 사이를 떨어지지 않게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비밀을 밝혀내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헌트 교수가 박사과정생으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 재학중일 때 이뤄졌다.
실험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유칼립투스 숲에서 진행됐다. 헌트 교수는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미국 토착종 다람쥐인 여우청서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땅콩을 먹기 위해 한 나뭇가지에서 다른 나뭇가지로 도약할지 아니면 포기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유도했다. 실험에 참여한 12마리의 다람쥐가 먹이를 먹기 위해 도약하는 장면 96회를 고속 카메라에 담아 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다람쥐는 도약하는 지점이 약하면 더욱 조심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음을 발견했다. 다람쥐는 가지가 구부러져 있다면 구부러진 곳을 밟기 전에 먼저 뛰는 모습을 보였다. 밟다가 가지가 부러지기라도 하면 위험에 빠진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분석 결과 다람쥐는 도약을 결정할 때 도약 거리보다도 발밑의 안전성에 약 6배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간적으로 최고의 도약 전략을 찾는 모습도 보였다. 다람쥐는 너무 빠르거나 혹은 너무 느린 속도로 공중으로 뛰면 다양한 착륙 기동을 이용해 이를 보완했다. 너무 멀리 뛰면 나뭇가지를 중심으로 앞으로 구르며 뒷발을 통해 나뭇가지를 잡았다. 짧으면 앞다리를 걸친 후 아래로 몸을 체조선수가 회전하듯 돌려 다시 위로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 인간이 파쿠르를 할 때처럼 주변 사물을 밀어 속도를 조정하고 몸의 방향을 바꾸는 모습도 포착됐다.
연구팀은 다람쥐가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움직임에 적용하는 전략을 로봇에 적용하면 생존자를 찾기 위해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빠르게 옮겨다니거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헌트 교수는 “다람쥐가 어떻게 도약하는지를 이해하면 복잡한 지형에서 고성능 기동을 하는 일반적인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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