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피해 마라톤 장소 바꿨지만 21년만의 폭염..최경선, 투혼의 완주
7일 일본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마라톤 경기는 예정보다 1시간 빠른 오전 6시에 시작됐다. 현재 일본에선 오전 7시만 돼도 강렬한 햇살에 푹푹 찌는 날씨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날 삿포로의 기온이 3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되면서 폭염에 탈진하는 선수들을 보호하는 조치였다. 선수들은 하루 전에야 출발 시각 변경을 통보받았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무더위를 피하고자 마라톤과 경보 경기 장소를 홋카이도 삿포로에 마련했다. 북단에 있는 삿포로는 평균적으로 도쿄보다 기온이 5~6도 낮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삿포로조차 21년 만의 폭염을 맞았다. 정작 도쿄는 이날 북상하는 태풍의 영향으로 습도는 높았지만 온도는 높지 않았다.
새벽 무더위에 완주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이날 88명의 마라토너가 출발선에 섰지만 15명은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다.
한국의 최경선(29·제천시청)도 레이스 도중 넘어졌다. 하지만 일어나 다시 뛰었다. 결국 최경선은 레이스를 마치고 탈진해 휠체어에 실려 이동해야 했다. 그렇지만 완주 목표를 지켰다. 최경선은 2시간35분33초로 34위에 올랐다. 개인 최고 기록보다는 6분 정도 느렸지만, 개인 목표로 정한 2시간 30분대 진입에는 성공했다.
안슬기(29·SH공사)는 2시간41분11초로 57위를 했다. 다소 아쉬운 기록이지만 무더위를 뚫고 완주에 성공했다.
한편 도쿄올림픽 여자 마라톤 우승은 ‘하프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페레스 제프치르치르(28·케냐)가 차지했다. 그는 2시간27분00초에 레이스를 마쳤다. 세계신기록인 2시간14분04초에 비교하면 다소 뒤처진 결과다. 이는 전날 치러진 경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의수 해설위원은 “장거리 선수들이 최적의 기록을 내기 위한 온도는 10~15도 정도인데, 삿포로 날씨는 너무 더워 신기록이 나오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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