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멸치에 레밍까지 등장..'작심' 홍준표 "한순간에 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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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경선 후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이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 2021.7.29/뉴스1

국민의힘 내 대선 경선 과정에서 멸치, 돌고래에 이어 레밍(나그네쥐)까지 등장했다. 야권 지지율 1위(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달려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후 세몰이에 나서자 당내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면서다.

윤 전 총장 측에서 윤 전 총장을 돌고래로 지지율이 낮은 다른 주자들을 멸치에 비유하자 반발이 나온다. 거침없는 화법을 구사하는 홍준표 의원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일부 의원들을 겨냥해 레밍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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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이 쏘아 올린 '돌고래와 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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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5선 정진석 의원이 6일 올린 페이스북 글이었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해온 정 의원은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못 자란다'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 당 대선후보 경선의 주인공은 후보들이다. 당 지도부가 아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전날 이준석 대표가 이끈 '예비후보 전체회의'를 문제 삼았다. 예비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정례회의로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군소 후보 등에게 여론의 주목도를 높여주려는 의도도 깔렸다.

그러나 정 의원은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 자기가 잘 클 수 있는 곳에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며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다.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후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청년4.0포럼 초청 특강을 하고 있다. 2021.8.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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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꼭 하는 짓이 레밍"…고강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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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의 비판은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 간의 신경전 등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다른 주자들을 자극했다.

특히 직설적인 표현을 피하지 않는 홍 의원은 돌고래 비유를 강하게 비난했다. 홍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돌고래와 멸치라는 비유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한마디 한다"며 "그 인사가 지칭하는 돌고래는 사육사가 던져주는 생선에 따라 움직이는 조건 반사적인 물고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는 뚜렷한 내 소신을 갖고 내 인생을 살아가는 물고기가 아닌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매일 실언을 연발하며 어쭙잖은 줄 세우기에만 열중하는 훈련 되지 않은 돌고래를 본다"며 "자중하시라. 한 순간에 훅 가버리는 것이 정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바 '친윤'(친윤석열)으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을 레밍에 빗댔다. 홍 의원은 "돌고래 진영에 합류한 일부 국회의원들이 떼 지어 다른 국회의원들에게 조속히 합류하라고 협박성 권유를 한다고 한다"며 "꼭 하는 짓들이 레밍과 유사하다. 레밍이 어떻게 떼 지어 폐사하는지 인터넷에 한번 찾아보시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헌법상 독립기관이고 1인 성주(城主)인 존중 받아야 할 국회의원들을 레밍 취급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레밍이기 때문에 그런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범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2021.7.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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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또 등장한 '레밍'…최재형 "돌고래? 멸치? 나중에 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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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밍은 집단자살을 연상케 하는 절벽에서 무리 지어 떨어지는 행동으로 유명해진 동물이다. 맹목적 추종 행태 등을 비판할 때 쓰이는데 강한 표현인 만큼 후폭풍도 적지 않다. 2017년에는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의 도의원이 국민을 레밍에 비유했다가 맹비난을 받았고 한바탕 정치권이 망언 논란에 휩싸였다.

홍 의원의 레밍 발언도 그 대상이 된 '친윤'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 당내 갈등의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

레밍은 40여년 전에도 한국 정치권에 등장한 바 있다. 1980년 존 위컴 주한미군사령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전두환 당시 육군 대장이 다음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마치 레밍 떼처럼 그를 추종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한국인을 쥐로 비하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각에서는 카리스마적 지도자를 향한 과도한 추종주의 문제를 곱씹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또 다른 윤 전 총장의 경쟁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소위 '돌고래 논란'에 웃음으로 즉답을 피했다.

최 전 원장은 경북 경주 월성 원전 현장 방문을 마친 뒤 관련 질문을 받고 "돌고래인지 멸치인지는 나중에 보면 알 것"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경주=뉴스1) 공정식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7일 오후 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홍보관을 찾아 내부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1.8.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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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fre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