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코비치를 막아라'..김연경의 '라스트 댄스',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남정훈 2021. 8. 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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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9시 세르비아 상대 동메달 결정전
상대 전적 4승 12패로 열세.. 조별 예선서도 완패
'주포' 티아나 보스코비치 막아야
승리의 키는 김연경·박정아 레프트 라인
배구 김연경이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브라질의의 경기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보스코비치를 막아라’

이제 진짜 ‘라스트 댄스’다. 준결승에서 브라질에게 완패를 당한 여자배구 대표팀이 세르비아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이후 입버릇처럼 ‘올림픽 메달’을 외쳐왔던 김연경의 어쩌면 생애 마지막 올림픽 경기가 될 수 있는 승부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8일 오전 9시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세르비아를 상대로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한국 여자 배구는 1976 몬트리올에서 올림픽 구기종목에서 첫 동메달을 따냈다. 세르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45년 만의 동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룩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확실히 밀린다. 상대 전적 역시 4승12패로 열세다.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세르비아에 0-3 완패를 당했다. 세르비아는 2016 리우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던 강팀이다.

세르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주포’인 티아나 보스코비치(24)를 막아야 한다. 터키리그 엑자시바시에서 뛰고 있는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 보스코비치는 1m93의 큰 신장을 자랑한다. 점프력도 좋아 스파이크 리치도 3m15에 달한다. 압도적인 높이에서 나오는 공격이 일품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조별리그 5경기, 8강전, 4강전까지 7경기를 치르며 159점을 올려 득점 전체 1위에 올라있다.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김연경이 서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보스코비치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보유한 세르비아는 팀 공격이 철저히 보스코비치 중심으로 돌아간다. 보스코비치를 제외하면 팀내 두 번째 득점자인 밀레나 라식(57점)의 이번 올림픽 득점 순위가 30위에 불과할 정도다. 김연경 역시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을 마친 뒤 김연경은 “세르비아는 보스코비치에게 50% 이상의 공격이 올라가는 팀”이라면서 보스코비치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세르비아는 준결승에서 미국에 0-3으로 패했다. 이 경기에서도 보스코비치는 팀을 완패했지만, 팀 전체 공격 80개 중 41번을 혼자 책임지며 19득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세계 최강인 미국을 상대로도 위력을 발휘한 보스코비치가 한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많은 공격을 시도할 것은 ‘명약관화’다. 관건은 한국이 서브로 얼마나 보스코비치에게 올라가는 공이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느냐다. 세르비아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 보스코비치가 정교하게 세팅된 볼이 아닌, 보이는 2단 공격을 많이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보스코비치의 미국전 공격 성공률은 39.02%였다. 한국이 보스코비치의 공격성공률을 30% 초반대로 미국전보다 더 떨어뜨릴 수만 있다면 승산은 있다.

라이트 공격수인 보스코비치를 막아낼 키는 역시 김연경, 박정아의 레프트 라인이다. 특히, 김연경은 보스코비치와 터키 엑자시바시에서 두 시즌 뛴 경험이 있다. 그의 스타일을 잘 아는 만큼 김연경이 전위로 나설 때 보스코비치의 공격 루트를 효과적으로 차단해준다면 한국 수비도 한결 수월해진다.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전. 한국의 김연경이 3세트 브라질의 공격에 고전하다 박정아와 하이파이브 하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믿을맨’은 역시 김연경(33)이다. 보스코비치와 이탈리아의 파올라 에고누(126점)에 이어 이번 올림픽 득점 3위(125점)에 올라있는 김연경은 지난 6일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선 10득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브라질 블로커들이 김연경이 전위로 올라올 때면 그를 철저히 집중견제했고, 천하의 김연경도 이를 뚫어내기엔 쉽지 않았다. 세르비아 블로커들도 김연경을 집중 마크할 게 뻔한 상황이다. 세터 염혜선이 얼마나 김연경 이외의 공격 루트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김연경의 공격력도 배가될 수 있다.

김연경은 세르비아전을 앞두고 필승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연경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진짜 마지막 경기가 남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생애 마지막 올림픽 경기에 대한 강한 각오를 드러냈다. 과연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도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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