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배 오른다? 이더리움 '런던 하드포크' 대체 뭐길래 [코인노트]

임형준 2021. 8. 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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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인노트-13] 지난 5일 이더리움 기능 개선을 개선하는 업그레이드 작업인 '런던 하드포크'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하드포크는 기존에 이더리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수수료 구조 개선과 공급량 조절 등 주요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투자자의 시선을 집중 시켰습니다.

높은 수수료 문제가 해결돼 비용이 합리적으로 조정되면 이더리움을 활용하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지고 공급량이 조절되면 희소성까지 높아져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하드포크 시기를 하루 앞둔 지난 4일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은 4일과 5일 비슷한 시세 구간 등락을 반복했지만 이더리움은 한때 10%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한 겁니다. 지난 1일부터의 시세를 비교해봐도 비트코인이 4~5일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이더리움은 횡보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하드포크'가 뭐길래 기대 모을까

도대체 '런던 하드포크'가 뭐길래 시장 반응을 이끌어 냈을까요? 일단 '하드포크(hard fork)'란 일종의 블록체인 업그레이드 작업으로, 기존 블록체인에서 다른 블록체인으로 넘어가려고 할 때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기술적 문제 등을 개선할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드포크를 거치는 과정에서는 체인 분리가 일어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새로운 코인이 생겨나게 됩니다. 하드포크가 일어날 시점에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는 유저는 동일한 양의 새로운 코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도 사실 하드포크를 통해 생겨난 코인입니다. 초기 이더리움이 해킹 사태를 겪게 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드포크를 진행해 분리된 블록체인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사용하던 오리지널 체인은 '이더리움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클래식은 하드포크에 성공한 뒤 사라질 수도 있었지만 일부 지지자가 기존 블록체인 유지를 고수하면서 명맥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이런 식의 하드포크로 탄생한 암호화폐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름이 꽤 많습니다. 비트코인 캐시, 비트코인 SV, 비트코인 골드 등도 일부 세력이 갈등이나 의견 차이를 이유로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를 통해 분리해 나간 체인입니다. 그렇다고 하드포크를 할 때마다 새로운 코인과 체인이 생겨나는 건 아닙니다. 하드포크를 통해 기존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고 하나의 블록체인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도시 이름 붙인 업그레이드, 핵심은 수수료 개선

이번 '런던 하드포크'도 기능 업그레이드를 위해 진행되는 하드포크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수수료 개선 방안을 담고 있는 'EIP-1559'입니다. 기본 가스비(일종의 수수료)를 도입하고 네트워크 과부하가 발생했을 땐 추가적인 팁을 지불하게 하는 방안인데요, 이더리움 수수료가 비싸다는 점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기 때문에 등장한 개선안입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일반적으로 어떤 작업이 발생할 때 가스비를 내야 합니다. 가스비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검증하는 채굴자들의 보상으로 돌아갑니다. 현재 이더리움은 더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거래가 더 빠르게 이루어지는 구조여서 가스비 경쟁이 과열돼 일부 거래는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또한 이더리움의 가스비는 사용자가 직접 계산해야 한다는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네트워크를 이용 중인 사용자가 많지 않아 가스비를 적게 지급해도 되는 상황인데 사용자가 가스비를 과도하게 지출할 수도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 하드포크를 통해 EIP-1559라는 개선안이 도입되면 누구나 자동으로 계산된 기본 수수료를 낼 수 있습니다. 수수료를 얼마나 내야 하는지 예상하기 쉬워지고, 네트워크가 혼잡한 경우엔 혼잡도에 따라 추가적인 팁을 지불해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수료가 저렴해지고 비용 예상도 쉬워진다면 이더리움 기반의 대체불가능토큰(NFT)이나 디파이(DeFi) 서비스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대 때문에 이더리움 시세에도 긍정적 영향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시세 상승세에 한몫 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입니다. 기본 수수료는 소각을 통해 사라지고 추가적인 팁은 채굴자에게 보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거래가 반복될수록 이더리움 공급량 조절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발행량이 무제한이어서 희소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았던 이더리움의 특성을 일부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최종 목표는 '이더리움 2.0'

이더리움 재단은 2017년 4단계 로드맵을 제시했고 그동안 여러 지역 이름을 붙인 하드포크를 여러 차례 진행해 왔습니다. 2017년 '비잔티움 하드포크'를 시작으로 2019년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와 '이스탄불 하드포크', 2020년 '뮤어빙하 하드포크'를 진행했고, 올해 4월엔 '베를린 하드포크'를 마쳤습니다.

이러한 지속적 개선 작업은 최종적으로 '이더리움 2.0'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2.0은 현재 작업증명(PoW) 방식인 이더리움 채굴방법을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하고, 높은 거래 비용과 거래 처리 지연 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작업증명이란 쉽게 말해서 CPU나 GPU, 채굴기 등 하드웨어를 사용해서 코인을 채굴하는 방식입니다. 비트코인도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과도한 에너지 소비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지분증명은 채굴기 없이 사용자가 소유한 코인의 지분으로 채굴을 하는 방식인데요, 작업증명이 가진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이더리움 2.0은 내년 말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하드포크 과대평가" 지적도

물론 이더리움의 기능적인 변화와 별개로 투자자들은 하드포크 이후의 가격 변화에 더욱 주목하는 모습입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주요 하드포크를 마친 이후에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런던 하드포크의 경우 진행 전에는 높은 기대감에 힘입어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 많은 투자자들이 앞서 설명한 이유들을 들어 하드포크 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런던 하드포크를 앞두고 내놓은 전문가들 전망은 엇갈립니다.

디지털자산 투자사인 BK캐피털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켈리 CEO는 지난달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더리움 가격의 강세를 예상했습니다. 그는 "이더리움 런던 하드포크는 무제한 공급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이더리움이 '가치저장수단'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습니다.

1억달러 규모 대형 이더리움 헤지펀드인 다르마 캐피털(DARMA Capital)은 "런던 하드포크는 이더리움 공급 감소로 이어져 2022년까지 현재 가격 대비 5배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암호화폐 트레이더 겸 분석가인 알렉스 크루거는 하드포크 직후 가격 변화에 대해 "어느 방향으로든 큰 움직임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더리움 업그레이드 자체는 과대 평가됐다"며 "업그레이드 이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하드포크 영향이 크지 않지만 장기적 전망에는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암호화폐 인덱스 펀드 제공업체인 스택펀드의 공동설립자 매슈 딥은 "이더리움이 위든 아래든 어느 방향으로 당장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장기적으로 우리는 이더리움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임형준 기자]

'코인노트'는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초보 투자자들을 위해 다양한 상식을 전달하고, 코인 시장에서 벌어지는 사기 수법 등 유의해야 할 점도 살펴보는 연재물입니다. 돈이 넘쳐흐를 때 시장은 혼탁해지게 마련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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