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조로운 공격패턴에 블로킹 완패, 여자배구 결승 진출 실패는 여기서 갈렸다

남정훈 2021. 8. 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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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에 이어 2020 도쿄에서도 '4강 신화'를 써낸 여자배구 대표팀이 또 한 번의 '이변'을 노렸으나 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한국은 6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 브라질의 한 수 위 전력을 실감하며 0-3(16-25 16-25 16-25)으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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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2위 브라질과 4강전서 0-3 완패
미국에 진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
김연경 "세르비아전 물러설 곳 없어.. 잘 준비"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전. 한국의 김연경이 3세트 실점하자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2012 런던에 이어 2020 도쿄에서도 ‘4강 신화’를 써낸 여자배구 대표팀이 또 한 번의 ‘이변’을 노렸으나 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한국은 6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 브라질의 한 수 위 전력을 실감하며 0-3(16-25 16-25 16-25)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미국과의 준결승에 0-3으로 패한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지난 2일 치러진 A조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세르비아에 0-3으로 패한 바 있다.

지난 4일 터키와의 8강전에서도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큰 차이가 났음에도 상대 맞춤형 서브와 한국 특유의 끈끈한 경기력을 앞세워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이날도 터키전에서의 경기력이 재현되길 기대했다.

그러나 터키보다 평균 신장은 낮지만, 폭발적인 탄력에다 세터 마크리스의 능수능란한 볼배급 아래 완성되는 브라질 특유의 ‘스피드 배구’ 앞에서 한국의 블로킹과 수비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브라질의 스피드 배구를 막기 위해선 상대의 서브 리시브를 흔들어야 했고, 한국은 서브에이스는 2개에 그쳤지만, 브라질의 서브 리시브 성공률을 48.89%로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리시브가 흔들려도 마크리스가 뻔하지 않은 공격 루트를 선택하며 다양한 세트 플레이를 엮어냈고, 이에 한국의 블로커들은 브라질 공격수들에게 제대로 따라붙을 수가 없었다.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전. 브라질대표팀이 세트 스코어 0-3으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브라질의 라이트 공격수인 탄다라 카이세타가 도핑 테스트에 적발되어 출전이 불발되면서 브라질의 팀 분위기가 저하될 것으로 보였으나 탄다라의 공백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레프트 대각에 위치해 전·후위를 교대로 오가며 브라질 공격진을 이끄는 페 가라이와 가비의 탄력 넘치는 공격력이 이날도 불을 뿜었기 때문. 특히 두 선수의 ‘파이프’(중앙 후위 공격)는 알고도 못 막는 수준이었다. 지난 조별예선 첫 경기 맞대결에서도 17점을 뽑아냈던 페 가라이는 이날도 블로킹 3개와 서브에이스 1개를 곁들여 양팀 통틀어 최다인 17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은 56.52%에 달했다. 가비도 블로킹 3개 포함 12득점(공격 성공률 42.86%)으로 힘을 보탰다. 페 가라이와 가비 외에도 선수들이 득점포를 가동한 브라질의 이날 공격 성공률은 47.05%였다.

서브 리시브 성공률 46.88%로 브라질에 근소하게 뒤졌던 한국은 김연경과 박정아의 레프트 라인, 라이트 김희진 등 날개공격수에게만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패턴을 가져갔다. 그 결과 블로킹에서만 3-15로 크게 밀렸다. 에이스인 김연경조차 공격 성공률 37.03%에 10득점에 그칠 정도였다. 팀에서 가장 많은 33번의 공격을 시도한 박정아는 공격 성공률이 30.30%에 그쳤고 총 득점도 10점에 불과했다. 무릎 부상으로 이번 대회 내내 부진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희진은 이날 공격 성공률은 19.04%로 또 다시 부진하며 5득점에 그쳤다.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전. 0대3으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뒤 김연경은 “브라질 블로커들이 저와 (박)정아한테 몰릴 것을 예상해 라이트나 센터쪽에서 득점을 많이 가져가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양효진과 김수지의 공격은 단 여덟 차례에 그쳤고, 김연경과 박정아가 팀 공격의 58.25%를 책임졌다.

김연경은 완패에 대해 “크게 할 말이 없다. 준비는 많이 했지만, 쉬운 플레이에서 미스가 잦았고,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2단 공격을 많이 만들었음에도 공격을 만들어내더라”라면서 “세르비아전은 물러설 곳 없다. 선수들 모두 마음가짐을 새로 고쳐먹고 준비하겠다”고 총평했다.

도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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