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떡볶이 좋아하는 넬리..제시카 동생 아닌 '올림픽 챔피언'

주영로 2021. 8. 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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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 테니스 ATP 우승 뒤 "서배스천 누나로 불릴 것"
테니스 선수 출신 부모, 언니 제시카 LPGA 먼저 데뷔
코다 가족 모두 프로 또는 올림피언 출신 스포츠 집안
도쿄올림픽 금메달로 가족 중 가장 유명한 선수 우뚝
한화 후원받고..한국 갈비, 떡볶이 매운맛에 푹 빠져
넬리 코다가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입으로 깨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넬리 코다(왼쪽)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언니 제시카가 달려와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나는 페트르 코다의 딸과 제시카 코다의 여동생으로 불렸는데 이제 서배스천 코다의 누나로 불리게 될 것.”

지난 5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에밀리아 로마냐 오픈에서 서배스천 코다(미국)가 우승하자 넬리 코다가 했던 투정 아닌 투정이다. 서배스천은 테니스 선수로 활동 중인 넬리의 남동생이다.

불과 3개월 만에 넬리 코다는 이 같은 상황을 스스로 바꿔놨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이어 7일 끝난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유명 스포츠 스타들로 가득한 가족 중 자신의 이름을 맨 앞에 올려놓을 수 있게 됐다. 이제 페트르는 넬리의 아빠, 레지나는 넬리의 엄마, 제시카는 넬리의 언니, 서배스천은 넬리의 남동생으로 불리는 걸 자랑스러워 하게 됐다.

넬리의 가족은 유명한 스포츠 집안이다.

아버지 페트르는 1988년 테니스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 우승자다. 어머니 레지나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체코 대표로 출전한 테니스 선수다. 언니 제시카는 넬리보다 6년 먼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했다. 가족 모두 프로 선수 출신 또는 올림피언이다. 스포츠 유전자만 놓고 보면 ‘금수저’ 집안인 셈이다.

남동생 서배스천이 우승할 때만 해도 넬리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4위였다. 당시 기준 1위 고진영, 2위 박인비, 3위 김세영에 이어 미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순위였다. 언니 제시카보다는 무려 8계단이나 높은 순위였지만, 그는 여전히 제시카의 동생 또는 페트르의 딸로 더 많이 불렸다.

201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넬리는 주목받는 기대주였다. 그러나 앞서 만 17세의 나이로 프로가 된 렉시 톰슨(미국)이나 1000만달러의 거액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미셸 위(미국)와 비교하면 조용한 데뷔였다. 아마추어 시절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등 굵직한 대회 우승 경험이 없었던 탓에 톰슨이나 미셸 위와 비교될 정도의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진 못했다.

그의 가능성과 재능을 먼저 발견한 건 국내 기업 한화다. 당시 ㈜한화에서 운영하던 골프단을 인수한 한화큐셀은 외국인 선수 1호로 넬리 코다를 영입했다.

한화큐셀의 모자를 쓸 때만 해도 넬리의 세계랭킹은 200위권이었다. 하지만, 이후 눈부신 성장 속도를 보였다. 2017년 말 7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2018년 시즌 종료 시점엔 22위로 더 올랐다. 2019년 LPGA 투어의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끝난 뒤엔 3위로 여자골프 ‘빅3’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5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는 넬리는 6월 29일자 세계랭킹에서 1위로 등극했다.

한화큐셀의 후원을 받는 넬리는 한국 음식도 좋아한다. 2018년 8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 참가를 위해 입국한 넬리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언니 제시카와 함께 곧장 예약해 둔 식당으로 향했다.

코다 자매는 한국을 찾을 때마다 한국식 바비큐를 즐겨 먹었다. 이제는 한국 음식에 익숙해져 그들만의 ‘코스’가 생기기도 했다. 생갈비를 먹은 다음 양념갈비에 불고기 순서로 식사한다. 하지만 ,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식당에서 나오자마자 분식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후식으로 떡볶이를 나눠 먹었다. 넬리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바로 떡볶이다. 한국의 매운맛에 푹 빠진 넬리는 조금씩 더 매운 음식을 찾는다고 당시 동행했던 한화골프단 관계자는 귀띔했다.

언니와 함께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게 된 넬리는 “정말 멋진 일이다”라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자신의 우상이자 한 발 앞서 있던 언니와 함께 올림픽 무대에 선 넬리는 미국 여자골프의 새 역사를 쓰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의 주인공이 됐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박인비(33)와 세계랭킹 2위 고진영(26) 그리고 김세영(28)과 김효주(26) 등 막강한 한국 선수와 홈코스의 이나미 모네(일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추격을 모두 뿌리치고 미국 여자골퍼 최초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동시에 가족 최초의 메달리스트라는 기쁨도 함께 맛봤다.

언니 제시카는 동생이 금메달을 목에 걸자 “꿈같은 시즌이다. 마치 박인비가 할 법한 일을 해낸 것과 같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넬리 코다(맨 왼쪽)가 2018년 한국 방문 당시 언니 제시카(왼쪽 세 번째), 캐디 등과 함께 갈비를 먹고 있다. (사진=한화골프단)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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