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이 무슨 부귀를 누린다고"..'믿먹' 맥도날드에 뿔난 소비자들 [생생유통]

김효혜 2021. 8. 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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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안전성' 강조하려 도입한 유효기간 스티커 제도
소비자들 "믿고 먹었는데 뒷통수..실망스럽다" 반응
아르바이트생 징계에 "꼬리 자르기 하느냐" 분노
맥도날드 "진심으로 사과..식품안전 기준 강화" 입장
[김효혜의 생생유통] 글로벌 햄버거 브랜드 맥도날드가 '유효기간 지난 빵 재사용' 사건으로 도마에 올랐다.

서울의 한 맥도날드 점포에서 자체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에 날짜 스티커를 덧붙이는 방법으로 유효기간을 늘려 재사용한 사실이 공익신고자 제보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소비자들에게서는 '믿고 먹었던' 맥도날드가 이 같은 행위로 소비자 신뢰를 져버린 것에 크게 실망했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유효기간이란 한국맥도날드가 내부적으로 정한 자체 기준으로, 일반적인 식자재 유통기한보다 짧게 설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7년 발발한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논란 이후 한국맥도날드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 2019년 도입했다. 원재료의 품질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 및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식자재에 스티커를 붙여 유효기간을 표시하고 해당 기간이 지나면 즉각 폐기한다고 적극 홍보해왔다.

당시 맥도날드 직원들은 "(회사에서) 자체 위생기준까지 만들었다. 기간이 다 되면 재료가 아무리 남아도 폐기한다"며 "맥도날드 직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설명할 정도였다.

그런데 식자재의 신선성과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한국맥도날드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번 '스티커 갈이' 행위 자체는 법 위반 사항은 아니다. 자체 유효기간을 지키지 않은 것이지 식자재의 유통기간을 위반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윤리 문제이지 법령은 위반한 사항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간 감시계획을 수립해 음식점들을 합동 단속할 때가 있는데 그때 맥도날드 지점들을 감시 고려사항으로 관리해 더 잘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처
유효기간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 믿어왔던 소비자들에게서는 실망했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각종 SNS에는 "믿고 먹었는데 이제는 못 가겠다", "뒤통수 세게 맞았다. 화가 난다" 등의 글들이 쏟아졌다.

또한 한국맥도날드의 후속 대처에도 분노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팀리더' 직책의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에게 전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한국맥도날드는 아르바이트생이 혼자서 새 유효기간이 적힌 스티커를 출력해 폐기 대상 식자재에 붙여 '스티커 갈이'를 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이후 아르바이트생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해당 점포의 점장이었던 정규직 관리직원 1명에 징계 처분 절차를 밟고 있다며 아르바이트생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본사가 책임을 지지 않고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겨 사건을 무마하려는 듯 한 모습에 기업으로서의 책임감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아르바이트생이 스티커 갈이를 왜 하겠느냐, 차라리 버리고 말지"라며 "소비자들을 바보로 아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말단 크루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새 스티커를 직접 만들어 붙이겠느냐"며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본사가 각 매장에 '스티커 갈이'를 직접 지시한 것이 아니라는데 동의한다는 네티즌들은 대신 "폐기율을 낮추라"는 압박을 가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처
이에 6일 맥도날드는 입장문을 내고 "고객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를 전하며 식품 안전 준수 여부에 대한 전국 400여개 매장에 대한 재점검 실시와 자체 기준인 2차 유효기간의 관리 강화를 약속했다.

또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식품 안전에 대한 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식품 안전에 대해 매장 직원이 보다 자유롭게 의견을 제안할 수 있도록 익명의 핫라인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먹거리 기업이 가장 중시해야 할 것은 제품의 위생과 품질이다.

한국맥도날드가 '기본'에 충실하는 모습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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