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다시 가볼까..이 풍경"..해발 1000m 스위스 산악마을의 기이한 풍경 [랜선 사진기행]
송경은 2021. 8. 7. 15:03
[랜선 사진기행-60] 스위스에서 기차로 여행을 하다보면 꼭 거쳐가게 되는 마을이 있다. 알프스산맥의 아이거 산자락에 있는 그린델발트다. 융프라우요흐로 향하는 융프라우 철도가 이곳을 지나간다.
경사진 마을 언덕에 낮게 깔린 안개와 구름 위로 날카롭게 솟은 만년설의 아이거 산, 그 아래 오밀조밀 모여 있는 집들. 동이 튼 새벽 테라스에서 마주한 그린델발트 풍경은 기이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10여 분쯤 지났을까. 언제 그랬냐는 듯 자욱했던 안개가 순식간에 걷히면서 파랗고 맑은 하늘과 초록빛 산자락이 눈앞에 펼쳐졌다.
베른주의 그린델발트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해발 1034m 분지에 자리한 산악마을로, 아이거 산을 오르는 산악인의 전진기지와 같은 곳이다. 면적은 171.3㎢, 인구는 3800명 수준이다. 융프라우 일대에서 가장 큰 스키 리조트 단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객 대부분은 식당과 편의시설이 많고 교통이 편리한 인터라켄에 머물면서 주요 관광지를 다니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그린델발트에서 하루 이틀 머무는 것도 좋다. 트래킹과 여유를 즐기며 스위스 산악 마을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융프라우 철도를 타고 인터라켄 동역에서 그린델발트, 클라이네 샤이덱을 거쳐 융프라우요흐까지 가는 데는 2시간10분이 소요되는데 그린델발트에서 출발하면 50분 정도가 걸린다. 마운틴 카트, 글라이더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피르스트 정상까지는 25분이면 갈 수 있다.
그린델발트 마을 자체에는 특별히 즐길 거리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마을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여유를 즐기기엔 제격이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만큼 변덕스러운 날씨와 함께 시시각각 변하는 산악 풍경을 감상하기도 좋다.
도보로도 주변 마을과 관광지로 쉽게 연결돼 다양한 하이킹 코스의 출발 지점으로도 꼽힌다. 그린델발트 주변으로는 300㎞의 워킹 트레일이 자리하고 있다.
그린델발트에서 피르스트를 거쳐 바흐알프 호수를 따라 파울호른 산악호텔, 쉬니게 플라테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이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이킹 코스로 꼽힌다. 멘리헨에서 시작해 클라이네 샤이덱까지 이어지는 길에선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세 봉우리를 모두 볼 수 있다.
한편 그린델발트에 처음 여행객의 발길이 닿은 것은 18세기 말이다. 알프스 산 중 가장 오르기 어려운 아이거 산의 등반은 1858년 시작됐고, 최고 난코스로 꼽히는 아이거 북벽은 1938년에야 정복됐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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