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베테랑의 여유, 그리고 80년의 역사..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2021. 8. 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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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은 묵묵히 '베테랑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국내에서도 많은 마니아들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자동차 브랜드, 지프가 브랜드 출범 80주년을 기념하는 ‘80주년 기념 에디션’ 사양을 공개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존재이자 아이코닉 오프로더 랭글러는 물론이고 레니게이드와 체로키, 그리고 그랜드 체로키 등 총 네 종의 차량이 ‘브랜드의 역사’를 품은 ‘80주년 기념 에디션’으로 마련되어 한층 대담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그 중 하나인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은 이제는 세대 교체를 앞두고 있지만 ‘그랜드 체로키’의 중요성, 그리고 무게감을 체감하게 만드는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과연 브랜드 출범 80년을 기념하는 그랜드 체로키는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까?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시승을 위해 준비된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이하 그랜드 체로키 80th)은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리미티드 사양을 기반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의 체격 및 기본적인 수치 제원에 있어서도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와 동일한 모습이다.

실제 그랜드 체로키 80th의 전장은 4,820mm에 이르며 전폭과 전고는 각각 1,945mm와 1,810mm로 일반적인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 사양과 다름이 없다. 여기에 휠베이스 역시 2,920mm로 동일하고 공차중량은 2,205kg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묵묵히 드러나는 그랜드 체로키의 존재감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th는 말 그대로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의 구성을 그대로 이어 받았으며, 일부 소재 및 연출의 변화를 통해 시각적인 매력을 한층 높인 차량이다. 여기에 4세대 그랜드 체로키가 데뷔한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대담한 존재감 역시 인상적이다.

최신의 디자인 트렌드에 비한다면 분명 ‘연식이 느껴지는’ 모습이지만 굳건하고 당당한 그 모습이 마음에 든다. 다름과 그 속의 시간이 느껴지지만 헤드라이트를 비롯한 일부 요소들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는 센스까지 있으니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지프 고유의 세븐 슬롯 그릴과 LED 헤드라이트는 견고한 느낌의 바디킷과 어우러지며 지프 브랜드를 대표하는 SUV의 존재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체급에 비해 헤드라이트가 조금 작게 느껴지지만 워낙 유니크한 스타일이라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브랜드 출범 80주년을 기념하기에는 차량에 적용된 디테일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실제 그랜드 체로키 80th의 전면에는 전용의 색상으로 처리된 그릴 디테일 및 크롬 가니시 등이 더해졌으나 일반적인 사양과의 ‘감각적인 차이’가 크지 않았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측면 역시 이러한 디자인 추세는 그대로 이어진다. 높은 벨트 라인과 굵은 캐릭터 라인과 견고한 이미지를 강조한 도어 패널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탄탄하게 그어진 D필러와 사각형의 이미지를 강조한 휠 하우스는 오프로드 주행을 감안한 차량으로 개발되었다는 것을 입증한다.

후면은 화려한 실루엣보다는 강인하고 단단한 느낌이다. 화려한 기교를 택하지 않고 직선을 중심으로 한 레이아웃 덕분에 데뷔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아쉬움이 크지 않은 것 같다. 여기에 깔끔하게 그려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더해지며 지프만의 견고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직관적인 구성의 그랜드 체로키

5세대 사양의 그랜드 체로키가 워낙 화려하고 대담한 발전을 이뤄낸 만큼 4세대 그랜드 체로키의 실내 공간이 그리 매력적이거나 화려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다만 모노톤으로 차분하게, 그리고 직관적으로 다듬어져 있어 ‘누구라도 사용하기 좋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그랜드 체로키는 두툼하게 다듬어진, 그리고 좌우대칭의 구조를 가진 깔끔하게 다듬어진 센터페시아 및 센터터널을 마련했다.

여기에 큼직하게 다듬어져 시인성을 높이는 계기판이나 스티어링 휠, 그리고 버튼 및 다이얼의 크기를 한층 키우며 사용성을 한층 높인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센터페시아에는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이 자리해 다양한 기능을 보다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덕분에 그랜드 체로키가 낯선 운전자라 하더라도 적응의 시간 없이 곧바로 원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다만 4세대 모델 자체가 2010년에 데뷔한 차량이기에 일부 그래픽이나 기능 구현이 다소 투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그랜드 체로키의 공간은 여유롭다. 특유의 넉넉한 체격을 기반으로 만족스러운 1열 공간을 제시한다. 그 덕에 체격이 큰 운전자라도 만족스러운 포지션 확보가 가능하다. 게다가 레그룸과 헤드룸도 넉넉한 편이라 부족함이 없다. 소재의 부분에서도 크게 아쉬운 부분이 없다. 덕분에 대형 SUV라 정의해도 무방한 모습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다만 2열 공간은 조금 아쉽다. 그랜드 체로키 80th 자체가 워낙 예전의 차량이고, 최신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대형 SUV’라 하기엔 조금 작은 체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열 공간의 레그룸이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대신 시트의 구성이나 헤드룸 등은 여유롭고, 충전 포트 등도 넉넉히 마련되어 만족감이 높았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적재 공간 역시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열면 눈 앞에 800L에 이르는 적재 공간이 드러난다. 최근 워낙 큰 차량들이 속속 데뷔한 만큼 아쉬움이 느껴진다. 대신 60:40 비율로 폴딩이 되는 2열 시트를 모두 접을 때에는 조금 더 넉넉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활용성을 제시한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V6 엔진의 가치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th의 보닛 아래에는 과거 미국 브랜드의 든든한 ‘심장’ 중 하나인 V6 펜타스타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286마력과 35.4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V6 3.6L 가솔린 엔진은 8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된다. 4WD 시스템은 콰트라 트랙 2를 선택해 다양한 노면 위에서 능숙하고 여유로운 주행을 보장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그랜드 체로키 80th는 군더더기 없는 운동 성능을 구현한다. 다만 효율성 부분에서는 내심 아쉽다. 실제 복한 기준 공인 연비가 7.9km/L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 또한 각각 6.9klm/L와 9.5km/L로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넉넉한 여유를 자랑하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th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th와의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단번에 느껴지는 대형 SUV의 넉넉한 구성, 그리고 ‘확실히 이전의 것’이라는 느낌이 직설적으로 느껴졌다. 데뷔 이후 꾸준히 소소한 개선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워낙 데뷔한지 오래된 모델이라 ‘최신 모델’과 직접적인 경쟁이 어려운 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대신 ‘적정기술’이라는 표현이 머리 속을 채웠다. 특히 컨트롤 패널 등은 그 구성이나 연출이 너무 과하지 않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적응의 고민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다양한 기능을 조작하기엔 무척 적절한 구성이라 생각되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엔진 구성에 있어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유행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출력이나 운동 성능 등에 있어서도 어느새 터보 엔진의 ‘경쟁력’은 과거의 존재를 지우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하지만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th에 자리한 V6 엔진은 ‘이게 V6 엔진이지..’라는 반응을 불러 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실제 기본적인 성능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을 때 느껴지는 엔진의 반응이나 출력 전개의 질감 등에 있어서도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 대비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다. 어쩌면 V6 엔진 역시 ‘적정 기술’의 표본처럼 느껴졌다.

물론 차량 운영이나 세금 등에 있어서는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 쪽이 보다 우수하겠지만 ‘일상의 만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FCA 그룹을 지켰던 별’, V6 펜타스타 엔진이 조금 더 오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참고로 V6 엔진에 합을 맞추는 건 8단 자동 변속기다. 변속 상황에서의 느낌은 상당히 부드럽고 편안한 편이다. 실제 변속 감각에 비해 무척 부드럽고 이런 부드러움 덕에 날카로운 맛은 다소 아쉽지만 한층 여유로운 변속 과정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주행을 이어가면 이어갈수록 ‘이러한 감각이야 말로 대형 SUV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 차량의 특성 상 패들 시프트가 따로 존재하지 않아 수동 변속는 기어 시프트 레버를 직접 조작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어느새 대한민국 SUV 시장에서 다양한 대형 SUV들이 데뷔하며 여러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고, 한층 발전된 주행 질감이나 승차감 덕분에 ‘소비자의 기준’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다듬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랜드 체로키 80th의 운동성능, 주행 질감이 조금 걱정되었다. 꾸준히 개선을 이뤄냈다고는 하지만 ‘과거의 존재’는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그랜드 체로키 80th는 ‘여전히 우수한 올라운더’라는 표현이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실제 시승을 하며 여러 주행 환경, 노면을 거쳤지만 깔끔하게 다듬어진 일반적인 아스팔트 위는 물론, 약간의 험로에서도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모습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최신의 세련미는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대다수의 운전자 및 탑승자가 다루기에 어려움이 없고, 크게 아쉽거나 단점으로 지적 받을 부분이 도드라지는 경우도 많지 않았다. 물론 체격이 크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제동이나 코너에서는 거동이 커지긴 하지만 이는 ‘물리적 현상’이기에 거부감이 들거나 단점으로 생각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과거의 존재’라는 점은 분명하다. 주행 질감 등에서 확실히 이전의 차량과 같은 투박함이 느껴지도, 차량의 체격과 무게 그리고 절대적인 효율성 등에 있어서도 최신의 모델들과 경쟁하기엔 조금 부족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러한 현실’을 받아드릴 수 있어야 그랜드 체로키 80th를 그대로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은점: 여전히 당당하고 고급스러운 외형과 부드러운 주행

아쉬운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노장의 존재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주년 기념 에디션 시승기

적절한 수준의 대형 SUV, ‘지프 그랜드 체로키 80th‘

10년이라는 시간은 제법 많은 변화와 이야기를 남긴다.

그랜드 체로키 역시 어느새 많은 이야기와 많은 흔적을 남긴 차량이다. 이제는 시장에서 이별할 시간이 다가오는 건 사실이지만 그저 과거에 멈춰 있지 않고 꾸준히 개량되고 개선된 만큼 여전히 ‘경쟁력’을 보유한 차량이라 생각되었다.

촬영협조: 스텔란티스 코리아(지프), HDC 아이파크몰 용산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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