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ARF서 북한 대표 '환영'하고 대화 재개 촉구했지만 북한은 '..'

김유진 기자 2021. 8. 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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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의용 “대화 재개 노력…다양한 남북협력 기대”에 북 안광일 ‘무반응’
중국 “한·미연합훈련 반대, 안보리 제재도 완화해야” 미·중 북핵 문제 이견 노출

남북한이 남북 통신선 복원 이후 처음으로 6일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만났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구했지만, 북한측 대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7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의용 장관은 ARF 회의에서 “정부는 그간의 남북미 정상 간 합의를 기반으로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리선권 외무상을 대신해 북한 대표로 참석한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대표부 대사에게 환영 인사를 건넸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 역내 다자안보포럼이다. 안 대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열린 ARF에 참석했다.

정 장관은 “남북 정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로 합의했다”며 2018년 9월 평양 공동선언에 담긴 문구를 언급한 뒤, 이러한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대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긍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남북이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안 대사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면서 북한이 권한을 부여받은 협상대표만 지정하면 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대사는 한국과 미국의 이같은 발언에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 중 서열이 가장 낮아 마지막에 발언한 안 대사는 한국과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방역과 경제회복 조치를 주로 설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다만 안 대사는 ‘외부의 적대적인 압력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 그렇지만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다수의 참석자들은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위한 대화의 중요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이행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공개적으로 엇박자를 노출, 미·중 갈등 국면에서 북핵 문제 협력이 더욱 험난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달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반대, 대북제재 완화 주장을 펼쳤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부장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현재의 형세 하에서 건설성을 결여한 것”이라며 “미국이 진정으로 북한 측과 대화를 재개하고자 한다면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지난 수년간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중단했다면서 “현재의 (한반도) 교착 상태를 타개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안보리 대북제재의 가역 조항을 조속히 활성화해 대북제재를 완화함으로써 대화와 협상이 재개될 수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의 언급은 한·미 훈련을 직격해 미국을 압박하고, 북한이 협상에 복귀해 비핵화 진전을 이루기 전까지는 제재 완화에 선을 긋고 있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다른 나라들과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데 동참했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이번 ARF 회의에서는 미얀마 민주주의 위기 대응, 남중국해 갈등도 비중있게 논의됐다. 정 장관은 코로나19로 사이버 공간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서 사이버 공격 위협 대비를 위한 협력이 필요하고, 역시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아진 평화유지군 파견·훈련 문제와 관련 역내 질서구축을 휘한 평화유지활동(PKO) 분야에서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12월 서울에서 개최하는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에 대한 ARF 회원국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6일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아래쪽 모니터 가운데는 북한 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외교부 제공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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