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산불 못 잡자 #HelpTurkey 붙이는 네티즌들 수사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8. 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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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째 계속된 산불 관련 소셜 미디어 포스팅 200만개 넘자 에르도안 정권 위기 느낀 듯
터키를 비탄에 빠뜨리고 있는 산불/AP 연합뉴스

연쇄 산불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터키에서 네티즌들이 ‘터키를 돕자(#HelpTurkey)’는 해시태그를 붙이는 운동을 벌이자 검찰이 정부에 대한 모욕이라며 수사에 나섰다. 산불을 진화하지 못해 민심이 악화되자 엉뚱한 곳으로 화살을 돌리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현지 시각) 터키 검찰청은 보도 자료를 내고 ‘#HelpTurkey’ 해시태그를 붙이는 이들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같은 해시태그가 산불 진압이 어렵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고, 그에 따라 국가가 무능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공포와 혼란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해시태그 운동을 주도한 세력이 일부 허위 계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가와 정부를 모욕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번 터키 산불은 지난달 27일 시작해 남서부 휴양지를 중심으로 열흘째 계속되고 있다. 5일 터키 정부는 180곳의 화재를 진압했으며, 12곳의 산불은 계속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8명이며, 이재민은 1만6000여 명에 이른다. 한국에서는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 산불 피해를 입은 터키에 묘목을 기부하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산불이 장기화되면서 이와 관련한 소셜 미디어 포스팅은 200만개를 넘어섰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위기감을 느낀 터키 정부가 검찰을 동원해 네티즌들 겁주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HelpTurkey’ 해시태그를 사용한 네티즌들에게 대통령 모독, 증오와 적개심 조장 등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했다. 터키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온라인 통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진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편, 남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산불은 그리스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5일 고대 올림픽 발상지로, 올림픽 성화를 채화하는 올림피아 인근에서도 무서운 속도로 산불이 번졌다. 올림피아를 찾아온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산불 진압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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