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등교, 기대반 우려반.. "감염병 무서워도 학습공백 막아야"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거리두기 4단계 연장이 가시화하면서 학생들의 전면등교에 '빨간불'이 켜졌다. 교육부는 4단계라고 하더라도 학교를 완전히 폐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로서는 감염병 초기 단계의 원격개학에 이은 또 다른 도전이다. 4단계 등교의 가능성, 유의점, 해외 사례와의 비교 분석으로 향후 학생들의 안전을 진단해본다.
본격적인 개학 시즌이 다가오자 교육당국은 현 거리두기에 따른 밀집도 지침을 고쳐서라도 전면 원격수업 만은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교원, 학부모단체를 중심으로 등교 찬성을 위한 여론 형성에 나서고 있다. 초등 1,2학년과 특수학교 등을 중심으로 등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감염병 전문가,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대표 등과 잇따라 만나 2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여기서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더라도 등교·원격수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자 학교 밀집도 기준을 완화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 3일 간담회에서 거리두기 3단계 때 전면 등교를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현행 학교 밀집도 기준에는 3단계 때 3분의 2까지 등교하게 돼 있는데 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서도 초·중·고등학교에서 3분의 1 이상 등교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은 매일 등교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좋은교사운동, 실천교육교사모임, 새로운학교네트워크 등 단체도 4단계 상황에서도 등교수업이 일부 유지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진행된 유 부총리와 감염병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도 학교 밀집도 기준을 조정해 4단계 때도 등교를 허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최은화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등교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생기는 피해는 어떤 방법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며 "4단계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학교에 있을 때 더 안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8월 부분등교로 시작해 9월 이후 예방 접종률·감염상황 추이 등 분석을 통해 점진적으로 등교를 확대하자는 의견이 나온 상황이다. 현행 4단계에서도 유·초 저학년·특수학생 등은 성장발달 지원과 교육기회 제공 측면에서 등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국내 일일 확진자가 약 한달째 1000명 이상 나오고 있는 데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데도 교육부가 등교 수업을 밀어붙이는 가장 큰 이유는 '학습 공백'이다. 등교수업이 2년째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발생한 학습 격차 심화, 심리 불안, 돌봄 공백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등교를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등교일수는 평년(190일) 대비 50% 내외로 감소했다. 지난해 평균 등교일수는 초등 92.3일(48.6%), 중학교 88.1일(46.3%), 고등학교 104.1일(54.8%)이었다.
이에 따른 성적 중위권 공백 현상은 감염병 상황이 2년 간 지속되자 가시화됐다.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중학교 국어·영어, 고등학교 국어에서 3수준(보통학력) 비율이 감소했으며 중학교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1수준(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했다. 중간층이 없어지고 하위권이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학력 저하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OECD는 "학습손실을 보충하지 못하면, 생애소득의 3%가 하락하는 한편 해당 국가 GDP(국내총생산)의 1.5%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UNESCO는 "지난해 2~11월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대면 시간의 54%를 잃었다"며 "대면 수업 시간의 손실은 학습 결손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습자는 학습 중단 이전의 내용들을 잊는 경향이 있으므로 학습 결손은 실제 대면 시간 손실보다 크다"며 "54%의 학기 손실은 평균적으로 1년 이상의 학습 결손을 야기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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