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1000만원짜리 위스키 美 고위관리에 선물

스가 총리, 국무장관 선물보다 비싼 위스키 준비

일본 주류회사 산토리의 최고급 싱글 몰트 위스키 브랜드 야마자키 시리즈. 25년은 1999년 창업 100주년을 맞아 특별 한정판으로 내놓은 것이다. 한해 1200병만 출시한다. 출시 가격은 12만엔이지만 수급 불균형으로 시장에선 150만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이 일본 정부로부터 선물 받은 고가의 위스키 때문에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019년 그보다 더 비싼 위스키를 미 고위 관료에게 선물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지난 2019년 5월 10일 관방장관으로서 미국을 방문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매슈 포틴저에게 8374달러(약 960만원) 상당 고급 위스키를 선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틴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대(對)아시아 정책을 총괄한 핵심 인물이었다.

스가 총리의 선물 정보는 미 국무부가 전날 공개한 고위 관료의 외국 정부 선물 관련 내부 보고서로 인해 드러났다. 일본 언론들은 스가 총리가 해외 출장 기회를 살려 미 고위 관료 인맥을 만들고자 고가의 선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스가 총리는 관저 대변인 격인 관방장관으로 지난해까지 8년간 재직했는데 해외 출장 기회는 거의 없었다.

미국 법률상 공무원은 외국 정부로부터400달러(약 46만원) 넘는 선물을 개인적으로 받을 수 없다. 400달러를 넘는 고가의 선물은 국가 소유물로 간주한다. 포틴저는 “거절하면 상대를 곤란하게 할 것”이라는 이유로 위스키를 받았다고 보고서에 기록됐다고 한다. 이 위스키를 포틴저가 개인적으로 샀는지, 국가에 기부했는지 여부는 ‘미정’으로만 기재됐다.

스가가 포틴저에게 선물한 위스키는 일본 정부가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에게 선물한 위스키(5800달러)보다 비싼 것이다.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2019년 6월 일본 정부로부터 해당 위스키 선물을 받았다. 이후 해당 위스키의 행방을 두고 미 국무부가 조사하고 있다. 각 위스키의 정확한 상품명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