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한연구소 유전자 데이터 입수해 조사”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1. 8. 7.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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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획득 경로는 불분명, ‘해킹’ 가능성도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조사하고 있는 미 정보 당국이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보관돼 있던 유전자 데이터를 입수해서 조사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연구 중이던 수많은 바이러스 샘플의 유전자 정보를 획득했으며, 이 데이터를 분석해 기원을 밝혀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CNN은 “미국 정보 당국이 언제 어떻게 이 정보에 접근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 방송에 “이런 바이러스들의 유전자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계들이 보통 외부의 클라우드 기반 서버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해킹됐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미 정보 당국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연구하던 바이러스들의 유전자 자료에 데이터베이스 관리 기록과 각 바이러스의 획득 경로 등이 함께 보관돼 있는 점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연구소가 갖고 있던 바이러스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이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있다면 인위적 조작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또 바이러스의 염기 서열로만 코로나의 기원을 밝히기 어려운 경우에도, 우한연구소가 어떤 바이러스들을 어디에서 어떻게 수집해서 무슨 연구를 했는지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그 맥락과 관련된 정보들이 코로나의 발생 경위를 추정할 강력한 단서가 된다는 것이다.

다만 확보한 유전자 데이터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이것을 분석해 쓸 만한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5월 말 미 정보 당국에 코로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유출설 등을 90일 간 다시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90일이란 제한된 시간 내에 분석을 마쳐야 하는데, 연구를 진행할 인력 확보도 쉽지 않다고 한다. 유전자 염기 서열을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과학자이면서 중국어에도 능통하고, 미 정부의 기밀 취급 인가까지 갖춘 사람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 속에 유전자 데이터를 모두 분석하기 위해 미 정보기관들은 현재 미 에너지부 산하 17개 국립연구소의 수퍼컴퓨터들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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