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더 영화같던 30년前 모가디슈.. 내전 격화 소말리아, 지금도 혼란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모가디슈’가 상영 7일 만에 누적 관객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1990년 내전이 벌어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남북한 외교관과 가족들이 극적으로 동반 탈출한 실화를 토대로 하고 있다. 이 영화 개봉으로 소말리아 현재 상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말리아에서의 극도의 혼란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20년 넘게 이어진 군부 독재 정권이 1991년 무너졌지만, 군벌들의 정권 쟁탈전과 내전으로 이어졌다. 과도 정부 체제가 끝나고 2012년 정식 정부가 들어섰지만, 지방 군벌들에게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허수아비 정부’였다. 혼란상을 틈타 소말리아는 알카에다, 이슬람국가 등과 함께 대표적인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로 꼽히는 알샤바브의 본거지가 됐고, 동아프리카 해상에서 활동하는 해적 기지가 됐다.
특히 올해 2월까지가 임기였던 마하메드 압둘라히 마하메드 대통령이 무리하게 집권 연장을 추진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원래 작년 9월 중앙정부와 각 지방 군벌은 차기 총선과 대선을 기존 간선제로 치르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 투표 시행 방안을 놓고 갈등한 끝에 합의가 결렬됐다. 그러자 대통령 임기가 지났는데도 후임을 뽑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마하메드 대통령은 이 틈을 타 직선제 도입을 명분으로 자신의 임기를 2년 연장하는 법안을 만들어 기습 서명했다. 이에 지방 군벌들이 강력 반발해 법안은 철회됐으나, 그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져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상원선거(7월 25~28일), 하원선거(8~9월), 대선(10월)이 줄줄이 연기됐거나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소말리아의 참상은 2001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블랙호크다운’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내전이 격화하면서 30만명이 굶어 죽을 정도로 생지옥이 된 이 나라에서 1993년 군사 작전을 벌이던 미군 특수부대원들의 처참한 작전 실패 실화를 다룬 영화다. 약 30년이 지났지만 크게 변한 게 없다. 올 초 집권 연장을 꾀하는 마하메드 대통령과 군벌 사이에 군사 충돌이 격화하면서 모가디슈 주민 수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한동안 주춤했던 알샤바브는 그 틈을 타 전국적으로 세를 확장하며, 새 정부 구성을 방해하고 있다. 영화 ‘모가디슈’ 제작진에게 자문을 한 김동석 국립외교원 부교수는 “지방 군벌들에 이어 알샤바브의 세력 확장까지 여러 불안 요소가 상존한 상황에서 대선마저 재차 미뤄진다면 향후 정국 불안은 훨씬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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