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기억 소거'하면 '트라우마' 사라진다

서울대 연구팀 '기억저장 시냅스 역할' 세계 최초 규명

공포기억 소거로 '외상 후 스트레스' 치유 가능

서울대 강봉균 교수팀은 기억저장 시냅스는 뇌에서 기억을 저장하는 중요한 단위이자 기억의 상태를 반영하는 '물리적 실체'임을 명확하게 증명했다. 특히, 기억을 사라지게 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 같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적절한 기억 소거로 공포반응이 사라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공포기억의 상태에 따른 기억저장 시냅스의 구조변화] 공포학습에 의해 기억저장 시냅스(Synapitc engram, E-E)의 크기가 증가하였으며, 공포기억의 소멸로 크기가 감소하였다. 그리고 동일한 공포기억을 학습시키면 작아졌던 기억저장 시냅스의 크기가 회복되었다. 이는 기억저장 시냅스가 기억의 상태를 반영함을 보여준다.(강봉균 교수 연구팀 제공)

서울대 강봉균 교수 연구팀이 뇌에서 기억이 사라지는 원리를 신경세포 간의 연결점인 시냅스 수준에서 규명해, 공포기억 소거를 통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 치료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부는 7일 "강봉균 교수 연구팀이 뇌에서 기억이 사라지는 원리를 신경세포 간의 연결점인 '시냅스'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신경 과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국제학술지 뉴런(Neuron) 8월 7일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냅스 수준에서의 연구에 한계가 있었는데, 연구진이 개발한 시냅스를 종류별로 구분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새롭게 공포학습과 공포 기억소거에 따른 시냅스의 크기 변화를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새로운 경험이나 학습을 할 때 시냅스가 강화되고, 이 강화과정의 반복으로 기억이 형성되는데 연구진은 dual-eGRASP는 시냅스를 종류별로 표시할 수 있는 기술로, 서로 다른 신경 세포로부터 온 연결 시냅스를 청록색과 노란색으로 구분해 표시할 수 있다. 연구진은 2018년 이 기술을 개발해 한 신경세포의 시냅스 구분을 통해 기억이 저장되는 '기억저장 시냅스'를 발견했다.

연구진이 뇌의 해마에서 기억저장 시냅스를 발견함에 따라 기억이 신경세포의 시냅스에 저장될 것이라는 '도널드 헵'의 가설을 세계 최초로 실험으로 증명한 바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공포를 관장하는 뇌의 '편도체'에서 공포기억의 생성.소거에 따라 기억저장 시냅스의 구조적 변화를 관찰해 기억저장 시냅스의 역할을 분명히 파악해 냈다.

기억저장 시냅스는 뇌에서 기억을 저장하는 중요한 단위이자 기억의 상태를 반영하는 '물리적 실체'임을 명확하게 증명해낸 것이다. 특히, 기억을 사라지게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 같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적절한 기억 소거로 공포반응이 사라진다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봉균 교수는 "기존에 시도했던 곳과 완전히 다른 뇌의 영역에서 시냅스를 분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연구원들의 협동과 노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기억저장 시냅스가 뇌에서 기억을 저장하는 중요한 단위라는 것을 확인함을 통해 기억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공포기억 소거를 통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등 질병 치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이재기 기자 dlwor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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