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아니면 '명함' 내밀기 힘들겠네
[경향신문]
“10년 내 신차 50% 전기차로”
바이든 대통령 행정명령 서명
현재 3%서 ‘수직 상향’ 목표 제시
GM·포드 등 자동차 업체들 화답
일자리 창출·중국 도전 봉쇄 뜻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가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내연기관 차량의 연비 및 배출가스 기준도 강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친환경 승용차와 자동차의 미국 리더십 강화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2030년까지 미국에서 새로 판매되는 승용차와 소형트럭의 절반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가 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환경 기준을 강화하고 주요 인프라를 확장하며 혁신을 위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5월과 6월 기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3%였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9년 만에 그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세운 목표는 미국과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동의와 협조 아래 추진될 예정이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파리 기후변화협약이 세운 목표에 따라 탄소 배출 제로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40~50%로 끌어올린다는 포부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세 회사의 최고경영자들은 이날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개최한 행사에 참석했으며, 세 회사의 전기차 주력 모델이 백악관 잔디밭에 전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시된 전기차들을 바라보며 “저것들은 이제 일어나기 시작한 미래의 비전, 전기로 대표되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라면서 “돌아가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BMW와 포드, 혼다, 폭스바겐, 볼보 등의 자동차 회사들도 바이든 정부의 목표를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을 따로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현대차도 이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레이 커리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회장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고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미국 전기차 업계의 선두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은 초청받지 못했다. 미국 언론들은 테슬라가 제외된 것은 머스크 회장의 반노조 성향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퇴시켰던 내연기관 자동차 연비 및 배출가스 기준도 다시 강화했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2026년 모델 자동차의 평균 연비를 휘발유 1갤런(3.78ℓ)당 52마일(83.7㎞)로 높이는 새 규정을 내놨다. 휘발유 1ℓ당 22.1㎞에 달한다. 현재 연비 규정은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에 세운 1갤런당 43.3마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단기간에 미국 내 신차 판매량의 절반을 친환경 차량으로 채운다는 담대한 계획을 앞세운 것은 환경과 경제, 그리고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까지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막대한 재정을 투입함으로써 미국 내 제조업을 활성화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 전기차 산업을 선도함으로써 미국의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의 도전을 봉쇄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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