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버스 출발 전부터 '덜컹'..이준석에 책임론 '포화'

장나래 2021. 8. 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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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윤석열 등 '행사 불참' 다른 주자 불만
"캠프 참여 허용이 줄세우기 결과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행사에 이른바 ‘빅3’ 주자들이 불참하는 등 경선 버스가 덜컹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운전대를 잡은 이준석 대표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당내 주자는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몸값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지적하고, 윤석열계에서는 “지도부가 과도하게 대선 후보를 관리하려 한다”며 각기 다른 이유를 들어 ‘이준석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원희룡 “현역의원 캠프 참여, 잘못된 결정”

전날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회의’에 불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 의원에 대한 질타는 6일 이 대표에게로 옮겨갔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티비에스>(TBS) 인터뷰에서 “참석을 안 할 거면 왜 입학(입당)을 했는지, 간판이 필요해서 대학 가는 학생 같은 느낌이 든다”며 불참자를 겨냥한 뒤 이 대표가 현역의원의 캠프 참여를 허용한 것은 “당의 오버”이며 “이 대표가 정확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입당시키려고 현역 캠프 참여를 갑자기 허용”했고 “그 결과 우리 당의 최대 고질병이었던 친이(명박)-친박(근혜) 계파 싸움이 또다시 시작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19일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려고 현역의원과 당협위원장의 당내 주자 지원을 허용한 결정이, 결국 윤 전 총장 쪽으로 사람이 몰리면서 윤 전 총장의 당내 위상을 높여주고 ‘줄서기 논란’으로 이어져 갈등까지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행사 보이콧…정진석 “돌고래를 양식장에 가두지말라”

이런 갈등은 ‘빅3 후보’의 행사 불참으로 표면화됐지만 정확하게는 윤 전 총장의 고압적인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당내 분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이 대표가 호남을 방문하고, 김기현 원내대표가 휴가 중이던 지난달 30일 ‘기습 입당’한 데 이어 별다른 이유 없이 행사를 보이콧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행사였던 지난 4일 ‘경선 후보 쪽방촌 봉사활동’에 최 전 원장은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지방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다’고 양해를 구하며 부인이 대리 참석하는 ‘성의’를 보였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그 시각 드루킹 대선 여론조작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권성동 의원의 청와대 앞 1인시위 현장을 찾았다. 이에 이 대표는 “일부 캠프가 각자 개인이 더 나은 시간을 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하는데, 당 공식 일정을 참석하지 않고 무엇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은 5일 열린 경선 후보 회의 일정에도 ‘휴가 중’이라며 불참했다.

윤 전 총장 쪽에서는 처음부터 무리한 행사를 기획했다며 이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윤석열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정진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못자란다”며 “우리 당 대선후보 경선의 주인공은 후보들이다. 지도부가 필요 이상으로 대선 후보들을 관리하려다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진행 중인 갈등이 ‘이 대표가 주목받으려는 욕심’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 지도부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제이티비시>(JTBC) 인터뷰에서 “대선주자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그분들이 더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본선에 가서도 그분들이 지지를 받을 텐데, 아직까지는 당대표가 주인공이 돼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서 보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석 “8월 경선으로 후보 활동 공간 만들어줬더니…적반하장”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을 향한 공격이 ”적반하장”이라며 적극 반박했다. “남들이 9월 말 경선출발론 이야기할 때 혼자 8월 경선 출발론 이야기하면서 경선 일정 당기고 후보들이 빨리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정작 후보들이 주목받지 못하면 ‘대표는 후보 안 띄우고 뭐하냐’고 할 분들이 지금 와서는 ‘대표만 보이고 후보들이 안 보인다’ 이런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것이 후보 중심 선거”라고 반박했다. 또 ‘대어를 가두리 양식장에 가두지말라’는 정진석 의원의 요구에도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맞받았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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