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부스터샷, 델타 변이에 강력 항체 반응"..국내서 이달 말 시험 착수

이현경 기자 2021. 8. 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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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부스터샷 과학적 증거 부족" 지적도
픽사베이 제공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진국들에게 적어도 9월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추가 접종) 접종을 유예해달라고 촉구했지만, 델타 변이(B.1.617.2)에 확진자가 급증한 미국, 유럽 등은 사실상 부스터샷 도입을 확정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부스터샷이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면역력 강화와 돌파 감염 등 변이 바이러스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델타 변이가 수두 바이러스만큼 전염성이 강하며, 백신을 다 맞았더라도 고령층의 경우 돌파 감염이 발생하면 증상이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론적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항체를 만드는 면역세포인 B세포를 증식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수준을 한 번 더 높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항체 수는 줄어들지만, 기억 B세포의 수가 이전보다 늘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더라도 더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5일(현지 시간)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이용한 부스터샷 2상 임상시험에서 부스터샷이 델타 변이에 강력한 항체반응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모더나에 따르면 부스터샷은 델타 변이를 포함해 변이 바이러스 3종에 항체반응을 나타냈으며, 부스터샷 투여 용량은 5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이었다. 이는 기존 1, 2차 투여량인 100μg의 절반이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을 1, 2차까지 다 맞으면 6개월 뒤에도 93%의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인다”면서도 “중화항체 역가가 계속 줄어들어 결국 백신 효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겨울철이 오기 전에 부스터샷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빠른 백신 접종률에 힘입어 지난달 12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25만 명 이상의 고령자가 부스터샷 접종을 마쳤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중계된 연설에서 “부스터샷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은 즉각 전 세계와 공유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방역 당국도 고령층 등 고위험군을 우선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검토 중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이달 말부터 고위험군, 정상군, 고령층 등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의 효과를 조사하는 연구를 시작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부스터샷의 항체 형성 정도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내용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속기간 등을 파악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부스터샷 결과를 국제적으로 공유하겠다고 한 만큼 자료가 입수되는 대로 비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학계에서는 아직 부스터샷의 효과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로버트 알드리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감염병학 교수는 5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델타 변이가 급증하면서 보건 당국이 부스터샷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불완전한 증거에 기반해 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불활화 백신인 시노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게는 부스터샷으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mRNA 백신을 맞힐 예정이며, 중국도 자국에서 생산한 mRNA 백신으로 부스터샷을 계획하고 있다. 영국은 다음 달부터 50세 이상과 고위험군에 대해 부스터샷을 접종할 방침을 세웠다.  

드비르 아란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 생물의학데이터 교수는 ‘네이처’에 “초기에 예방접종을 마친 사람들과 최근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누구에게 먼저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게 좋을지도 확실하지 않다”며 “부스터샷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위험보다 이득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각국이 부스터샷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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