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심장' TK 방문한 이낙연, '이재명 고향' 안동에서부터 '맞불'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6일부터 2박3일간 대구·경북(TK) 지역 순회 일정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주 나흘간의 ‘전국 투어’ 출발지로 TK 지역을 선택한 데 이어, 이 전 대표도 ‘보수의 심장’에서 민심 행보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에게는 줄곧 불모지로 여겨져 온 TK 지역에서 여권의 두 유력 대선 주자가 외연 확장성과 본선 경쟁력을 얼마나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TK 첫 일정으로 경북 안동 도산서원을 방문한 뒤, 향교재단 유림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안동 고성 이씨 종택이자 석주 이상룡 선생 등을 배출해 독립운동의 산실이라 불리는 임청각도 방문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TK 지역이 홀대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느 지역도 소외돼서는 안 된다”라며 “대구·경북과 함께 국가균형발전과 국민 통합을 이루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도산서원 방명록에는 “선조들의 높은 뜻을 늘 새기며 혼을 간직한 나라로 발전시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8일까지 대구·경산·경주·포항 등을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
보수 진영의 핵심부인 TK 지역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험지 중 험지’로 불린다.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한 지난해 21대 총선에서조차 TK 지역은 민주당에게 단 하나의 의석도 내어주지 않았다. 그만큼 민주당 대선 주자들에게 TK 지역은 외연 확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로 여겨진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TK 지역에서의 대선 후보 적합도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40%를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후보들이 10% 안팎의 약소한 지지율을 점하고 있는 구도다. 이 지사가 이 전 대표를 소폭 앞서고 있는데 이 지사의 출신이 TK라는 점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의 TK 순회는 이곳에서의 윤 전 총장 ‘1강’ 구도에 균열을 내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첫 방문지로 안동을 고른 것은 당내 경쟁자인 이 지사의 고향에서부터 정면승부를 걸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지사에게 뒤처지고 있다는 조급함도 일부 읽힌다. 이 전 대표가 이 지역을 찾은 것은 지난 6월 신복지 대구포럼 참석차 방문한 이후 처음인 반면, 이 지사는 지난달 1일 대선 출마선언 직후 안동을 찾아 “경북이 ‘DNA’로 남겨준 기개를 잃지 않고 있다”라며 연고에 호소했고, 지난달 30일에는 대구를 방문하는 등 TK 민심을 한 차례 훑었다.
오는 9월 지역 순회경선까지 민주당 1·2위 후보의 영남권 경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영남권 진보진영 원로 인사인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 송기인 신부를 후원회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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