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상한가로 상장 첫 날 마무리.. 외인·기관 모두 샀다
KB금융과 10조원 이상 차이 벌리며 새 금융 대장株
외인·기관 모두 카카오뱅크 매수, 개인만 '팔자'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코스피 상장 첫 날 카카오뱅크(323410)가 금융지주사 대장주 자리를 굳혔다. 이날 소폭 하락 출발하는 듯 싶더니 이내 반등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는 상한가까지 올라 장을 마쳤다. ‘고평가’ 논란 속 낮은 기관의무보유확약 등이 우려 요소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카카오뱅크를 매수하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에 공모가 기준으로 약 18조5000억원 수준의 시가총액이 예상됐던 카카오뱅크는 이날 마감 기준 시가총액 33조1620억원을 기록, 기존 금융 대장주였던 KB금융(105560)지주(21조7052억원)와의 차이를 10조원 이상 벌리며 새 1위에 등극했다.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순위로는 셀트리온(068270), 기아(000270) 등을 이어 11위에 안착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0~21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3만3000~3만9000원) 최상단인 3만9000원으로 결정했다. 수요예측에는 기관 1667곳이 참여해 경쟁률 1733대 1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앞서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1883대 1)에 이은 코스피 역대 2위였다.
이어 지난달 26~27일 진행된 청약에서는 최종 경쟁률 182.7대 1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증거금 약 58조3020억원을 모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0일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이 진행돼 중복 청약이 불가능했음에도 ‘카카오’라는 플랫폼 경쟁력, 인터넷은행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통한 금융 플랫폼 등 기대감이 집중되며 역대 증거금 5위라는 기록을 썼다.
다만 카카오뱅크 역시 고평가 논란을 겪었다. 기존 은행과 달리 영업 점포가 없이 운영되고, 카카오라는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있어 ‘플랫폼’ 성격이 존재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수익이 예대마진에서 나오는 등 기존 은행과 비슷한 점도 여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 기관 등을 중심으로 한 기관들의 낮은 의무보유확약 역시 우려 요소로 제기됐다. 외국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27.36%로 매우 낮고 국내를 포함한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59.82% 수준에 그쳐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64.6%),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85.27%)등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카카오뱅크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들인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외국인은 2254억원, 기관은 98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홀로 3023억원 어치를 팔아 상장 첫 날 차익실현에 나선 모습이었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은 개장 초 카카오뱅크를 거래하기 위해 몰린 인원들로 인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한때 ‘먹통’ 현상을 겪기도 했다.
상장 첫 날을 긍정적으로 마친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으로서의 강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것이 필수 과제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4년간 카카오뱅크가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여준 성장성과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IT를 핵심 가치로 고객에게 혜택과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플랫폼을 통해 확보한 비용 효율성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거나, 고객 혜택을 제공해 규모 확장을 도모해나가며, ‘26주 적금’, ‘카카오뱅크 미니’ 등 플랫폼 사업의 본격화를 지켜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권효중 (khji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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