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지하철은 선순환되어야 한다

2021. 8. 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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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서울시의 지하철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지하철 중 하나라는 영상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저렴한 교통요금, 버스와의 환승시스템, 전 역사 스크린 도어 설치, 완벽한 냉난방시스템, 깨끗한 화장실 등 서울시 지하철의 우수성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지하철 노조는 막대한 투자비에 못 미치는 저렴한 교통요금과 환승손실금, 65세 이상 노인들의 무임승차 등으로 인해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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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서울시의 지하철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지하철 중 하나라는 영상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저렴한 교통요금, 버스와의 환승시스템, 전 역사 스크린 도어 설치, 완벽한 냉난방시스템, 깨끗한 화장실 등 서울시 지하철의 우수성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자랑거리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매년 늘어나는 지하철의 적자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다. 서울시 지하철의 적자는 지난해 1조 1137억원에 달하고 올해는 1조 6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의 적자문제에 관해 교통공사의 노사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지하철 노조는 막대한 투자비에 못 미치는 저렴한 교통요금과 환승손실금, 65세 이상 노인들의 무임승차 등으로 인해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안전한 지하철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안전인력을 보강하는 등 근무환경을 크게 개선해야 한다고 한다. 반면 경영자 측이나 서울시는 지하철 운영조직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불합리성을 개선한 후 요금인상이나 다른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요즈음 서울교통공사의 임단협 협상과정에서도 똑같은 주장들이 반복되고 있다. 사측에서는 인력감축과 임금동결을 주장하는 반면 노조에서는 인력감축은 구조조정이라며 되레 지하철 안전을 위해 인력의 확충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노조 측에서는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나 역시 서울시 교통 책임자로서 똑같은 문제에 직면했었다. 나는 2개의 지하철 운영기관을 교통공사로 통합한 직후 이 업무를 맡았는데,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가 양공사 통합에 따른 노사 양측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것이었다. 서울시와 사측이 약속한 여러 가지 조건들은 이행이 됐지만 노조에서 약속한 조건들은 이행이 안 되면서 왜 통합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통합 당시 노조가 약속한 조건은 지금의 경영자 측에서 요구하는 인력의 합리적 조정, 즉 분야별 근무제도의 개선과 업무의 효율화를 도모하는 것이 핵심적인 사항이었다. 내가 재직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합의사항의 이행을 촉구하는 협의를 진행했지만 몇 가지의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선에서 협상이 끝나고 말았다.

결국 이렇게 제대로 된 약속이행이 이뤄지 않음으로써 또다시 임단협이라는 협상 테이블에 똑같은 문제가 올라가게 되고 또 똑같은 평행선의 주장이 있는 것을 보면서 이번에야말로 꼭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의 구조로 갔으면 하는 바람을 해 본다. 이를 위해서는 통합 당시의 입장으로 돌아가 약속한 사항들을 이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시민안전을 담보하고 시민들에게 당당한 권익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도 지하철운영이 제대로 되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열악한 근로조건은 과감히 개선해야 하지만 여기에 비합리적인 인력운영까지 안고 가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약속이행이 선행될 때 요금인상이나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에 대해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을 당당히 요구하는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고홍석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 교수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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