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고점" 경고에도 꺾어지 않는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
[경향신문]
정부의 수차례 “집값 고점” 경고에도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는 꺾이지 않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시계열 자료를 보면 8월 첫째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7.9로 지난주(107.6)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지난 3월 첫째주(108.5)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을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서울은 2·4대책 이후 매수심리가 진정되면서 4월 첫째주(96.1)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내려갔으나, 4·7 보궐선거 이후 한 주 만에 반등해 17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정부가 최근 두 달 사이 다섯 차례나 “집값 고점” 경고를 이어갔지만 매수심리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국민 담화에서 “집값이 최고 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서고 있다”며 경고 수위를 높였지만, 매수심리는 오히려 강해졌다.
아파트 매수심리는 강북 지역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가 속한 동북권은 매매수급지수가 113.2를 기록하며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8월 첫째주(114.5)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노원구는 중저가 재건축 단지 등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최근 17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주간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가 속한 동남권은 지난주 108.9에서 이번주 104.6으로 4.3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아파트 매수심리가 꺾이지 않으면서 서울 아파트값도 덩달아 4개월째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주간상승폭(0.20%)은 2019년 12월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중저가 지역과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주택자들이 모인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폭등시킨 집값을 원상회복하라”고 주장하며 1인 시위에 나선다. 이들은 “집값과 전세가격, 분양가마저 폭등시킨 정부에 대해 집 없는 국민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라며 금리인상과 보유세 강화를 통한 집값 원상회복, 주택임대사업자 세금특혜 폐지,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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