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면 안 돼" 할머니 경고에 벨라루스 육상선수 망명 결심
박은하 기자 2021. 8. 6. 09:37
[경향신문]
“얘야, 돌아오면 안 된다.”
벨라루스 육상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가 할머니의 경고를 듣고 도쿄올림픽 도중 망명을 결심했다고 BBC인터뷰에서 밝혔다.
치마누스카야는 5일(현지시간) 공개된 BBC 인터뷰에서 “TV뉴스를 보니 심상치 않다. 너는 절대 돌아와서는 안 된다”는 할머니의 경고를 듣고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치마누스카야는 코치진의 미흡한 준비로 동료 2명이 도핑테스트 부적격 판정을 받아 1600미터 계주에 출전전하게 된 뒤 소셜미디어에 코치진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렸다. 벨라루스 현지 방송은 치마누스카야가 팀의 정신력을 해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본 치마누스카야의 할머니가 손녀에게 귀국하지 말 것을 경고한 것이다.
치마누스카야는 “믿을 수 없었다. 할머니에게 ‘확실해요’라고 물었고 할머니는 재차 ‘확실하다. 넌 돌아오면 안 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치마누스카야는 지난 4일 도쿄를 떠나 현재 폴란드에 머물고 있다. 폴란드는 그에게 인도적 비자를 발급한 상태이다.
치마누스카야 망명 시도 와중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머물고 있는 벨라루스 반체제 인사 바틸라 쉬쇼프가 숨진 채 발견돼 당국이 타살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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