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용 생쥐 정자 우편으로 쉽게 보낸다

이현경 기자 2021. 8.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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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실험에 많이 사용하는 생쥐 수컷의 정자를 편지봉투에 넣어 다른 연구자에게 간편하게 보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구진은 2013년 마우스 정자를 ISS에 보내기 위해 수분을 모두 제거한 상태의 동결건조 정자 시료를 만들었고, 5년 10개월이 지난 2019년 다시 이를 실험실로 가지고 와 이 정자로 새끼 168마리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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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야마나시대, 시료 보관용 '정자 책' 개발
일본 야마나시대 연구진이 실험용 마우스의 정자를 동결건조해 종이에 붙여서 쉽게 배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정자 시료로 새끼를 출산하는 데도 성공했다. 야마나시대 제공

과학자들이 실험에 많이 사용하는 생쥐 수컷의 정자를 편지봉투에 넣어 다른 연구자에게 간편하게 보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시료로 건강한 새끼를 출산하는 데도 성공해 향후 활용도가 높다는 기대를 모은다.   

일본 야마나시대 연구진은 정자를 동결건조한 뒤 종이에 붙여도 정자가 실온에서는 최대 3일, 영하 30도에서는 3개월간 보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i사이언스’에 5일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마우스의 정자나 수정란 등 연구용 시료는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에 넣어 급속 냉동시킨 뒤 보온병처럼 생긴 특수 용기에 담아 사람이 직접 가지고 움직인다. 사람이 직접 가기 힘든 해외로 배송 시에는 액체질소를 넣은 특수 용기인 드라이 쉬퍼(Dry Shipper)에 급속냉동시킨 시료를 넣고 전문 배송 업체를 통해 항공기로 보낸다. 드라이 쉬퍼 내부에는 액체질소를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부위가 있어 만에 하나 용기가 깨지더라도 액체질소가 바깥으로 새지 않는다. 

연구진이 정자를 동결한 뒤 추가로 건조 과정까지 거친 이유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기 위해서였다. 연구진은 2013년 마우스 정자를 ISS에 보내기 위해 수분을 모두 제거한 상태의 동결건조 정자 시료를 만들었고, 5년 10개월이 지난 2019년 다시 이를 실험실로 가지고 와 이 정자로 새끼 168마리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ISS에 정자 시료를 보낼 당시 캡슐이 너무 작아 시료를 충분히 담을 수 없었고, 발사 진동에 의한 충격으로 캡슐이 깨지지 않도록 완충 효과를 낼 쿠션도 함께 실어야 했다. 연구진은 보관이 쉽고 가격도 저렴한 정자 시료 보존법을 찾다가 동결건조 정자를 캡슐 대신 종이에 붙이기로 했다. 다양한 종류의 종이를 시험한 결과 시료의 무게를 잴 때 저울 위에 올려놓는 종이(weighing paper)가 효과가 가장 좋았다. 

일본 야마나시대 연구진이 동결건조시킨 정자 시료를 붙여 놓은 ‘정자 책’. 시료를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야마나시대 제공

연구진은 종이 위에 동결건조 정자를 놓고 그 위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 뒤 마르고 나면 그 부위를 랩으로 감아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게 밀폐했다. 이런 방식으로 연구진은 동결건조 정자 시료를 붙인 ‘정자 책’도 만들었다. 책 한 권에는 정자 수천 개가 담겼다. 

보관 기간도 길어 실온에서는 사흘까지도 문제가 없었고, 영하 30도에서는 3개월까지 버텼다. 연구진은 이들 시료로 모두 건강한 새끼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동결건조 정자 시료가 연구용으로 가치가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연하장에 붙여 우편으로 다른 연구실에 보내기도 했다. 와카야마 테루히코 교수는 “훼손에 대한 걱정 없이 장기간 저렴하게 시료를 보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야마나시대 연구진이 동결건조 정자 시료를 우편으로 보내도 연구용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연하장에 붙여 보냈다. 사진은 시료가 붙은 연하장. 야마나시대 제공

남기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실험동물자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정자를 동결건조하면 정자가 죽기 때문에 새끼를 낳기 위해서는 죽은 정자의 꼬리를 자르고 몸체를 미수정 난자에 집어넣는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CSI)을 써야 한다”며 “ISS 실험이나 멸종위기종 개체 수 증식 등 특별한 경우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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