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BC를 표적삼았다... 대만 명칭·홍수보도까지 사사건건 시비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1. 8. 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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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대사관까지 나서서 비판
영국 BBC의 중국어 서비스. 중국 본토에서는 접속할 수 없다./BBC 중문판 홈페이지

중국 정부가 최근 영국 BBC방송 보도에 대해 사사건건 비판을 하고 있다. 중국이 외신 보도에 불만을 갖고 항의하는 일은 종종 있지만 특정 방송사가 공개적으로 집중 표적이 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BBC 중문판은 지난 2일 ‘대만의 올림픽 명칭은 왜 논란이 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대만 선수단이 ‘중화 타이베이(Chinese Taipei)’로 참가하는 이유와 팀 이름을 ‘대만’으로 개명(改名)하자는 주장을 보도했다. 중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올림픽 무대에서도 관철시켜왔고, 1984년 LA 올림픽부터 대만은 도시명(타이베이)으로 참가하고 있다. 다만 같은 영문명을 놓고 대만에서는 ‘중화 타이베이’, 중국에서는 ‘중국 타이베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4일(현지 시각) 홈페이지에 올린 기자 문답 형식의 글에서 “BBC 중문판이 ‘중국 타이베이’ 대표단의 도쿄올림픽 참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스포츠의 정치화와 도쿄 올림픽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라”고 했다. 또 “소수 매체가 어떻게 문제 삼더라도 하나의 중국 원칙이라는 국제 사회의 보편적 상식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29일에도 중국 허난(河南)성 홍수 피해에 대해 BBC의 보도를 문제 삼아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BBC 특파원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중국 정부의 전폭적 구조 활동이나 자구 노력을 왜곡하고 중국 정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BC는 이데올로기적 편견을 가지고 홍콩, 신장위구르, 코로나 문제에서 가짜 뉴스를 제작·방송해왔다”고 했다.

서방 매체들이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를 보도할 때도 BBC는 중국의 주된 비판 대상이 됐다.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BBC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서방 인사들의 유튜브 영상을 틀고, 지난 2월에는 중국 내 일부 호텔 등에서 방송되던 BBC 월드뉴스를 금지하기도 했다.

중국이 BBC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BBC가 영문 국제 뉴스 가운데 많이 인용되는 매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외신기자는 “BBC는 중국인 엘리트들이 주목하는 매체인 데다 미·중 갈등으로 미국 언론사 기자들이 베이징에서 대거 철수하면서 BBC가 서방 언론의 대표격으로 공격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이 압박할 때마다 BBC가 공개 성명을 내고 반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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