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리는 신흥국들..미 '테이퍼링' 가능성에 선제 대응
[경향신문]
브라질, 물가 억제 ‘네 차례 연속’
터키, 1년 새 10.75%P 올라…19%
달러화 공급 축소 땐 자본유출 위험
주요 신흥국들이 잇따라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을 관리하고, 미국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다. 테이퍼링 이후 자본유출·자국통화 약세 압력이 큰 국가에서 비교적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는 양상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재 연 4.25%에서 5.25%로 1.00%포인트 올렸다. 지난 3·5·6월 각각 0.75%씩 인상한 데 이어 네차례 연속 인상이다. 인상폭도 0.25%포인트 더 커졌다.
브라질은 가장 공격적으로 통화긴축에 나서고 있는 국가다. 가파른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측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브라질 당국은 올해 물가상승률 기준치를 3.75%로 설정하고 ±1.5%포인트의 허용 한도를 뒀다. 그러나 올 6월 물가 상승률이 연율 8.35%에 달하는 등 관리 수준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최근 기상이변에 따라 전력 요금, 식음료 가격 등 물가가 뛰자 “신속한 정책 조정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올해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00%포인트 올려 현재 연 5.50% 수준이다. 터키 중앙은행도 브라질과 더불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 터키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연 8.25%에서 현재 연 19%로 1년 만에 10.75%포인트가 올랐다. 터키는 올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식료품·생필품 가격 및 운송비 상승 등으로 2019년 5월 이후 최고치인 17.5%에 육박했다. 멕시코도 최근 점진적 금리 인상에 착수했다.
미국이 하반기 테이퍼링 착수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신흥국의 금리 인상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자본유출 및 자국 통화 약세 압력이 큰 신흥국일수록 사전에 금리인상을 통해 방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테이퍼링을 통해 달러화 공급을 조일 경우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고, 이는 신흥국의 자본유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브라질, 터키, 러시아의 경우 거시경제는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자본유출과 통화약세 압력이 큰 국가들이다.
금융연구원은 “브라질 등 정부부채가 과다한 신흥국들의 경우 자국 통화의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고수익 보장을 통해 외국자본의 유입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준금리나 시중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 자국의 저축자금이 국내에 머물러 있게 될 뿐만 아니라 고수익을 추구하는 외국자본의 자국유입이 촉진되는 일명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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