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불규칙해서, 나이 많아서.. '고용보험 사각지대' 여전

홍예지 2021. 8. 5. 18: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라 야심차게 추진된 특수고용직(특고)·프리랜서 고용보험 가입이 아쉬운 첫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65세 이상의 특고 종사자는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특고 고용보험의 사각지대 배경으로 꼽힌다.

한 관계자는 "아직 특고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유의미한 숫자로 늘지는 않았다"며 "7월 신규 가입자는 8월 15일까지 등록기간이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고 고용보험 한달.. 가입 저조
택배기사 등 12개 직종 적용
월수입 80만원 유지 힘들어 포기
65세 이상은 연령제한에 걸려
내년 퀵서비스·대리 기사로 확대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라 야심차게 추진된 특수고용직(특고)·프리랜서 고용보험 가입이 아쉬운 첫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 강화를 목표로 신설됐지만, 일부 특고 종사자 사이에서는 수입이 들쭉날쭉해 오히려 부담이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65세 이상의 특고 종사자는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특고 고용보험의 사각지대 배경으로 꼽힌다.

5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특고·프리랜서 고용보험 시행 한달을 맞았지만, 울타리 안으로 들어온 피보험자 수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아직 특고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유의미한 숫자로 늘지는 않았다"며 "7월 신규 가입자는 8월 15일까지 등록기간이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보험설계사, 학습지 방문강사, 교육교구 방문강사, 택배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회원 모집인, 방문판매원, 대여제품 방문점검원, 가전제품 배송기사, 방과후학교 강사, 건설기계 종사자, 화물차주 등 12개 직종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가입이 시작됐다. 그동안은 임금근로자가 아니라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기대를 모았던 특고 고용보험이 초반 흥행 부진에 빠진 큰 이유는 정책과 현실의 괴리감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특고가 고용보험 적용 대상이 되려면 노무 제공계약으로 얻는 월 보수가 8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특고업종 특성상 수입이 불규칙해 월수입 80만원을 유지하기 어렵고, 매달 나가는 보험료도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방과후학교 강사 A씨는 "방과후 선생님들끼리 그런 정보가 돌고 관련해서 이야기도 하지만, 다들 안하는 게 낫겠다는 반응"이라며 "방과후수업은 매달 일정한 금액을 받는 게 아니고 학교마다 다르고 끝나는 기간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실업급여를 어느 학교 기준에 맞춰야 하는지, 받을 수는 있는지를 따져야 하는데, 정부에서는 신경써서 해준다고 했지만 아직 선생님들도 다들 복잡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제도 시행을 모른다는 특고 종사자도 많았다. 택배기사 B씨는 "고용보험을 들어보긴 한 것 같다"면서도 "가입돼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험설계사 C씨도 "고용보험 가입 여부는 모르겠다"며 "우리는 일을 그만두면 실업급여가 안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법 개정에 따라 보험설계사 등 특고도 실직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년이 없어 65세 이상이 많은 보험설계 업계에선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다. '전국민 고용안전망'이라는 취지가 무색한 사각지대다. 특고 고용보험 제한연령은 65세로 기존 고용보험 대상과 동일하다.

보험설계사 D씨는 "나처럼 65세가 넘은 설계사들이 많은데, 우리는 대상이 안된다고 한다"며 "하지만 일단 대부분은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특고 등 특정 직종에 대해서만 기준연령을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연령을 올리려면 고용보험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보험들도 고려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연령 연장에 대해서는 연구용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전체적으로 다 같이 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내년 1월부터는 퀵서비스 기사, 대리운전 기사 등으로 고용보험 적용이 확대된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