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 유치한 당근마켓 '몸값 3조'..신세계 시총 뛰어넘었다

강두순,진영태,강인선,강민호 2021. 8. 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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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2년새 10배이상 급증
신세계 시가총액도 웃돌아
소프트뱅크등 기관 대거 투자
중고거래 시장 20조원 육박
상품거래 친숙 'MZ세대' 견인

◆ 레이더 M ◆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3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으며 18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2019년 투자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 2000억~3000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자 신세계의 시가총액 2조6000억여 원보다 높은 기업가치다. 이커머스·중고거래·커뮤니티 세 가지 키워드에 주목한 투자자들이 그만큼 높은 성장성을 당근마켓에서 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최근 진행한 시리즈 D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자금 1800억원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목표 금액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당근마켓과 투자자들은 지난 3일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 유치에는 우선권을 부여받았던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털, 스트롱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카카오벤처스 등 기존 투자자 중 상당수가 참여한 가운데 새벽배송 업체 마켓컬리 투자사인 애스펙스매니지먼트가 신규 투자자로 명함을 내밀었다. 중국계 투자자 세쿼이아캐피털 등도 투자 참여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IB관계자는 "당근마켓은 이번 투자 유치로 약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됐다"며 "2019년 당근마켓의 시리즈C 투자 유치 때 평가받은 2000억~3000억원 대비 10배 이상 상승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2015년 문을 연 당근마켓은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중고나라, 번개장터와 비교해 후발 주자지만 영향력 면에서는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가입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섰고, 주간 방문자 수도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명실상부한 국민 앱 반열에 올라섰다는 설명이다.

중고거래 시장은 남이 사용하거나 소유하던 상품을 사고파는 것을 꺼리지 않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4조원대에 불과하던 국내 중고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0조원으로 5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도 20% 이상 성장이 기대된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집이나 자동차 등 고액 자산을 소유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현재 삶에 충실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원하는 물건의 효용가치가 다했다고 생각되면 미련 없이 처분해 다른 물건으로 교환하며 중고 거래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당근마켓은 단순한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로 거듭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고거래 외에도 지역 주민들끼리 궁금증을 해소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동네생활', 지역 업체 광고를 올릴 수 있는 '내 근처' 탭 등을 통해 앱 자체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을 늘려가고 있다. 이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온·오프라인 전략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당근마켓의 성장과 함께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 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3월 국내 중견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5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중고나라는 롯데쇼핑이 지분 95%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편의점,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시너지효과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중고 제품 관련 기업들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앱을 통해 중고거래가 가능해 미국민 3분의 1이 사용하고 있다는 소셜미디어 넥스트도어는 올해 4분기 중 미국 증시에서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을 앞둔 상태다. 상장을 통해 6억8600만달러를 조달할 예정인데 43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넥스트도어 역시 지역 커뮤니티 중심 중고거래로 보폭을 확장하고 있는 '하이퍼로컬' 소셜미디어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주에 닥친 한파로 정전 사태가 일어났을 때 지역 주민들이 필요한 물건을 나누는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유명해졌다.

[강두순 기자 / 진영태 기자 / 강인선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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