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의무확약 비율 낮아..공모주 상장날 주가 출렁
외국인 확약비율 12%그쳐
국내기관 41%보다 크게 낮아
외국인 시초가에 대거 팔자
과거 SKIET 등 주가 급추락
6일 상장 카뱅 외인 매도 주목
그럼에도 해외 기관이 신청 수량 대비 실제 공모주를 배정받는 비율은 국내 기관에 비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대형 공모주에서 더욱 두드러져 6일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투자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가 지난 7월 들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투자설명서 11개와 증권발행실적보고서 6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평균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41.5%(수량 기준)로 해외 투자자(12.2%) 대비 4배가량 높았다. 의무보유 확약이란 기관투자자가 신규 상장하는 기업의 공모주를 일정 기간 이상 팔지 않고 보유하는 것을 의무화한 제도다.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증권사들은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을 우대해 공모주를 배정하도록 돼 있다.
반면 실제 배정 비율은 국내 기관투자자가 10만분의 76, 해외 기관투자자는 10만분의 173으로 나타났다. 공모주 10만주를 신청했을 때 국내 투자자는 76주를, 해외 투자자는 173주를 받아 갔다는 의미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원래 전체 기관투자자 단위로 기재됐으나 7월부터 금융당국이 국내·해외로 구분해 공시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일반투자자들이 비율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은 기관투자자들의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일정 기간 의무보유를 확약하는 투자자를 우대해 공모주를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낮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함으로써 제도 자체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예측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가격 결정'의 의미도 퇴색될 수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적정한 가격을 제시하기보다는 '시장 가격으로 받아 가겠다'는 의미로 '미확약'을 제시하는 비중이 국내 기관에 비해 높다. 한 국내 증권사 IPO본부 관계자는 "수요예측을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정보 접근성이 높은 기관투자자로부터 먼저 주문을 받아 합리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겠다는 것인데, 가격 결정이라는 역할에 비교적 기여도가 낮은 투자자들이 더 많은 물량을 받아 가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6일), 크래프톤(10일) 등 대형 공모주 상장을 앞두고 있어 해외 기관투자자들 매물이 주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이들 대형 공모주에서 눈에 띄게 낮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해외 기관투자자 확약 비율은 0.4%, 크래프톤은 1.9%에 불과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카카카오뱅크 주식을 71억8534만7000주 신청해 1803만2000주를 배정받았다.
실제로 상장 당일 해외 기관투자자들 매물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11일 상장한 SKIET는 당일 주가가 시초가 대비 26% 급락하는 등 예상 밖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직전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이 컸다고는 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상장 당일 외국인 투자자들이 내놓은 물량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당일 매각한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 수 가운데 3.3%에 달하는 3605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공모주의 상장 당일 주가가 예상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면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업 성장성과 재무 성과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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