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년 엔지니어 500만명 배출..美 의존없이 기술자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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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매년 500만 명의 이공계 졸업자가 나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엔지니어 공급자로서 미국에 의존하지 않아도 기술 자립이 가능합니다."
왕원(王文·40) 중국 인민대 충양(重陽)금융연구원 원장은 서울경제와의 창간 해외 특별 인터뷰에서 "오히려 미국의 제재가 과학기술에 대한 중국의 인식을 변화시켰다"며 "15년 안에 반도체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기술 자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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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로 과학기술 인식 전환..반도체 15년내 '글로벌 톱' 목표
하반기 부양책에 내수도 상승..올 성장률 8% 달성 가능성 높아
일대일로 모방 美 'B3W' 전략, 자금조달 창구 불분명해 실패할 것
“중국에는 매년 500만 명의 이공계 졸업자가 나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엔지니어 공급자로서 미국에 의존하지 않아도 기술 자립이 가능합니다.”
왕원(王文·40) 중국 인민대 충양(重陽)금융연구원 원장은 서울경제와의 창간 해외 특별 인터뷰에서 “오히려 미국의 제재가 과학기술에 대한 중국의 인식을 변화시켰다”며 “15년 안에 반도체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기술 자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에 버금가는 ‘첨단 기술 자립자강’을 목표로 한 오는 2035년 장기 발전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올해 8% 성장은 충분히 이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의 미중 갈등은 전적으로 미국 책임이라고 주장하며 중국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왕 원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소장 학자로, 32세 때부터 정부 주요 싱크탱크인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연구원은 글로벌 거버넌스, 금융 발전, 대국 관계 등의 연구를 통해 중국 내외에서 주목 받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 톈진에서 미중 외교 고위 당국자 간 회담이 열렸다. 중국이 예상 밖으로 강경하게 나갔다는 평가가 있다.
▲중국은 외교적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중미 관계의 추락은 전적으로 미국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신중국’ 건국과 조선전쟁(한국전쟁)부터 냉전, 중미 무역전까지 모두 미국이 도발한 것이다. 중국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중국은 경제정책의 목표로 ‘자립자강’을 내세우고 있다.
▲역사상 중국은 항상 자립자강을 추진해왔다. 지난 1960년대 ‘양탄일성(원자·수소폭탄과 인공위성)’ 개발이 그랬고 개혁개방도 마찬가지다. 이번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은 과학기술을 통한 자립자강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미국의 제재는 중국의 기술 자립에 대한 필요성을 일깨웠다. 15년 후에는 중국의 확실한 ‘기술 자립자강’이 실현될 것이다.
-최근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대순환이 주축이고 국제 대순환이 보완하는 쌍순환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8% 경제성장은 달성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2%를 넘어서면서 좋은 기반이 마련됐다. 하반기에 경기부양책과 소비 수요 상승이 나타날 것이다.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중국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의 발전은 불균형적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실책을 저질렀다. 반도체 산업을 위해서는 과학기술 능력이 장기간 축적돼 있어야 한다.
다만 최근의 변화는 미국이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은 더욱 분발하게 됐다. 그동안은 미국에 너무 의존했다. 무역 전쟁이 일어난 3년 전부터는 반도체 산업에서도 자립자강을 추진하게 됐다. 우리는 미국인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향후 15~20년이면 중국 반도체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중국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인가.
▲코로나19는 내년 여름까지도 끝나지 않을 것 같다다. 그동안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중국 국민의 사회 관리 능력과 단결을 과시했고 중국 제도의 우월성을 보여줬다. 중국은 방역 관리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나라 중 하나다. 다만 많은 인명피해가 나타났고 경제와 사회에 단기적이지만 충격도 있었다.
-중국의 인구절벽에 대한 우려가 크다.
▲값싼 노동력을 의미하는 ‘인구 보너스’는 확실히 잃어버렸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엔지니어 공급국이다. 중국의 한해 대학생 800만 명 가운데 500만 명이 이공계다. 이렇게 많은 이공계 학생을 보유한 나라는 없다. 고령자가 많아지면 실버 산업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또한 중국 14억 인구 가운데 도시 인구는 현재 7억 명에 불과한데 계속 증가하고 있다. 향후 5년 안에 1억 명 이상이 추가로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한다. 도시화는 소비와 생산을 늘리는 중국의 거대한 희망이 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 들어서도 미중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미 관계의 일상적인 상태는 경쟁이다. 향후 10~20년간 이런 상태가 유지될 듯하다. 중국은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중국은 긴장 관계 속에서도 스스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미국에 대한 환상을 포기했다.
-중국 쪽에서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의사는 없나.
▲중국이 먼저 도발한 적은 없다. 우리는 미국과 소통하고 교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미국이 스스로 반성하지 않는 한 중국만의 노력은 무의미하다. 중국은 중미 관계가 파탄 나기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 모든 원인은 미국에 있다.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등 해외 전략에 대해 미국이 'B3W(Build Back Better World)'라는 대안을 만들며 견제에 들어갔다.
▲미국이 제안한 B3W는 구호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이 옳음을 증명한다. B3W는 일대일로의 짝퉁이라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금 조달 창구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일대일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등 지속 가능한 통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가 글로벌 이슈다. 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세계 전체의 28%다. 수치를 보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역사상 누적 관점에서 보면 개발도상국인 중국은 세계의 7%, 미국의 17%에 불과하다. 중국의 연간 탄소 배출량 최대 목표치는 140억 톤이다(BP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의 배출량은 96억 톤이다).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어 글로벌 점유율도 해마다 줄어들 것이다. 2030년 탄소 피크, 2060년 탄소 중립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중국 증시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경제는 자본시장이 주도하지 않는다. 건강하고 선진화된 자본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지만 이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미시적 관점에서 볼 때 최근의 자본시장 변동은 중국의 제도 변화 및 업그레이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의 교육, 탄소 중립, 통화정책과 미국의 통화 팽창 등의 요인에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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