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자회의서 신장·홍콩·남중국해 문제에 발끈.."인디언 학살이 진짜 종족멸절"
[경향신문]
중국이 동아시아 다자회의 무대에서 홍콩, 신장,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미국·일본과 충돌했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4일 화상으로 열린 제11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신장·홍콩 문제가 모두 중국 내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신장·홍콩 문제에 대한 왕 부장의 발언은 미국과 일본이 관련 문제를 제기한 뒤 추가 발언 기회를 얻어 반박하는 형태로 이뤄졌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 일본이 인권을 이유로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신장·홍콩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런 비방은 반박할 가치가 없는 진부한 말이지만 중국은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반박할 권리가 있다”면서 “중국 내정에 대한 무책임한 발언은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하고 국가 주권의 평등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구와 기대수명, 주민소득, 교육수준 등이 점점 증가·개선되고 있는데 ‘종족멸절’이라는 말이 어디서 나오느냐”며 “종족멸절에 대해 말하자면 미국이 과거에 행한 인디언 학살이 진짜 종족멸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도처에서 전쟁을 일으켜 많은 무고한 일반인을 사상케 한 것이야말로 진정한 반인도적 범죄”라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홍콩의 안정을 회복하고 법치를 완전하게 했다”면서 “홍콩인 70%가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당신들이 소위 ‘우려’라는 것을 표명하는데 홍콩이 혼돈과 혼란으로 돌아가고, 홍콩 독립 세력이 다시 거리로 나가게 하려 하는 것인가”라며 “분명히 말하지만 그런 날은 다시 올 수 없다 ”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과 일본 측이 신장·홍콩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미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날 회의에 참석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위한 미국의 비전에 있어 아세안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불법적인 주장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에 대해서도 역외 세력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당사국이 협상을 통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 중국과 아세안 각국의 약속”이라며 “남중국해는 중국과 아세안 국가의 공동 노력으로 전반적인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항행의 자유에도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강조했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개별 역외 국가가 세계가 혼란에 빠지지 않을 것이 두려운 나머지 제멋대로 대량의 군함과 항공기를 남중국해로 진입시켜 도발하고 다른 역외 국가들을 남중국해로 유도해 당사국들 사이를 이간질 하고 있다”고 미국을 겨냥했다. 이어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역외세력의 불량한 의도를 분명히 인식하고, 역내 국가의 단합과 협력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히 ‘아니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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