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2020]女배구 '라바리니의 기적' 2002 히딩크에 버금가는 성과
[도쿄=뉴시스] 문성대 기자 =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도쿄올림픽에서 연일 기적의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세계 강호를 꺾고 4강에 오를 때처럼 선전하고 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4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터키와의 8강전에서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 4위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4강에 진출했다.
또한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은 무려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은 김연경이라는 스타 플레이어를 갖고 있지만, 올림픽에 나선 국가 중 최약체로 분류된 팀이었다.
브라질에 완패를 당할 때만 해도 올림픽 무대는 한국에게 높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은 케냐를 잡아 전열을 정비했다.
이후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릴 것으로 예상됐던 도미니카공화국(세계랭킹 6위)을 잡은 후 일본(세계랭킹 10위)마저 무너뜨렸다.
8강에 안착한 한국은 '장신군단' 터키를 풀세트 접전 끝에 제압해 세계 배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을 4강으로 이끈 김연경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일본의 한 네티즌은 "난 살면서 이렇게 멋있는 여자들을 본 적이 없다. 김연경밖에 몰랐는데 한국에 이렇게 배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배구가 승승장구하자,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보여준 신화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당시 한국은 거스 히딩크라는 감독을 영입했다.
히딩크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옥석 가리기에 돌입했다. 현재 이름값이 아닌 실력, 잠재력 등을 보고 대표팀을 구성했다.
한국은 강호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차례로 투입해 4강에 올랐다. 이영표, 박지성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기도 했다.
아시아 변방에 머물던 대한민국이 4강에 오르자, 한국 선수들을 이끈 히딩크 감독은 국민적인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라바리니 감독도 그에 못지 않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2019년 1월 여자 배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첫 외국인 감독이라 우려도 있었지만, 그는 빠르게 팀을 정비했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면서 전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부족한 부분은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공백을 최소화했다.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할일을 부여했고, 끊임없이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대표팀 센터 양효진은 터키전에서 승리한 후 "손 부상 이후에 블로킹 감이 안 좋았다. 그때 라바리니 감독님이 어떻게 생각하고,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계속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감독님은 경기 영상을 보고 하나 하나 가르쳐 주시는 스타일이다. 감독님이 알려준 대로 하면 블로킹 박자도 맞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상대 팀에 대한 분석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틈만 나면 상대의 경기 영상을 보고 또 봤다. 어떻게 해야 상대를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한다.
그는 터키전을 승리로 이끈 후 인터뷰에서 "터키 경기를 분석해보니, 패스 스킬은 좋지만 공격 효율성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서브가 강한 선수, 블로킹, 수비 등이 좋은 선수를 분류해 맞춤형 전략을 구상했다. 선수들 역시 감독의 용병술대로 한 후 성과가 나자, 사령탑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하다.
박은진의 경우 주전은 아니지만, 터키전에서 5세트 막판 날카로운 서브로 상대 조직력을 허물어 감독과 동료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라바리니 감독의 시선은 오는 6일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브라질에 한 차례 완패를 당한 경험이 있는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라바리니 감독은 철저한 분석을 통해 다시 한 번 이변을 연출하려 하고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아직 이 달콤한 꿈에서 깨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dmu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효리, 스타킹만 신고 과감한 팬츠리스 룩
- 박수홍 아내 김다예 "제왕절개 출산 후 고열로 응급실行"
- "성매매 중독 남편, 불륜 들키자 칼부림 협박…생활비도 끊어"
- "옥경이 치매 멈춰"…태진아, 5년 간병 끝 희소식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김정민 "月 보험료만 600만원…형편 빠듯"
- 19년 만에 링 오른 타이슨, 31세 연하 복서에게 판정패
- 흉기 찔려 숨진 채 발견된 40대 주부…잔혹한 범인 정체는
- 홍진호, 기흉수술 후 아빠 됐다…"콩콩이도 잘 나와"
- 곽튜브, 이나은 논란 마음고생 심했나 "핼쑥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