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난달 가뭄이어 이번달엔 홍수피해 날까 '전전긍긍'

박은경 기자 2021. 8. 5. 11: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지난달 폭염과 가뭄으로 농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북한이 이번달에는 폭우와 홍수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조선중앙TV의 농작물 가뭄피해 상황 보도 화면. 연합뉴스


북한이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에서 긴급조치에 들어가는 등 8월 들어 폭우와 홍수 대비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초부터 거듭된 태풍과 홍수로 농산물 작황에 큰 타격을 입은 경험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농업부문에서 큰물(홍수)과 폭우피해막이대책을 면밀하게 세우자’는 제목의 기사에서 “재령군의 협동벌들에서 큰물피해 막이와 관련한 긴급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안악군의 농장들에서 농경지 침수를 막는 데 기본을 두고 큰물피해 막이가 긴장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해남도 재령·안악군에 위치한 재령벌(재령평야)은 북한의 대표적인 벼 산지다.

신문은 이들 지역에서 “이미 배수로 치기, 배수양수기 수리 정비, 제방뚝 보강을 진행한 데 이어 큰물피해 막이에 더욱 힘을 넣고 있다”며 “배수양수기들을 만가동·만부하로 돌려 포전(밭)에 고인 물을 한시바삐 처리하며 뜻밖의 사정으로 전기보장이 중단되는 경우에도 물을 풀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장마철에 내린 폭우로 피해를 입은 것을 염두한 듯 “지난 시기의 성과와 결함에서 경험과 교훈을 찾고 농경지와 농작물을 보호하는 사업을 긴장하게 내밀고 있다”고 했다.

황해북도에서도 긴급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세우고 하천 정리와 저수지 보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리원시와 황주군 등에서 배수 시설을 정비하고 있고, 지난해 수해지역인 은파군을 비롯해 봉산군과 신평군에서도 농작물의 생육과 영양 개선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 기상수문국(기상청)은 지난 1~3일 함경도 지역을 중심으로 사흘간 강수량이 6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졌고, 이후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와 동해안 지역에 차례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북한은 연이은 태풍과 장마로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 지역 쌀 생산량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북한의 쌀 생산량이 211만3t으로 최근 5년 평균보다 10% 낮았고, 특히 황해남도는 50만4600t으로 5년 평균 대비 18%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에 미달한 것으로 해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공개 인정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달 홍수해 피해 방지는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 달성에 결정적 요소로 꼽힌다.

앞서 지난 2일자 노동신문에서 정인남 농업성 국장은 “지금은 벼가 이삭이 배고 패는 시기로서 이때 침수 피해를 받으면 수확고가 크게 감소되게 된다”며 “이제 큰물과 폭우에 의한 피해를 어떻게 막는가에 따라 새로운 5개년 계획의 알곡고지 점령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