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최초의 고무신은 '어용' 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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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긴 고무나무 수피에서 나오는 유백색 점액성 수액이 고무다.
영어 'gum'을 일본인들이 'ゴム(고무)'라 불렀고, 일제강점기에 고무공과 고무신이 조선에 들어오면서 한국인은 고무를 알게 됐다.
국산 고무신은 한국 최초 고무제품 제조업체인 대륙고무주식회사가 1922년 8월 5일 '대장군'이란 상표를 달아 출시한 검정 고무신이라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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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긴 고무나무 수피에서 나오는 유백색 점액성 수액이 고무다. 영어 'gum'을 일본인들이 'ゴム(고무)'라 불렀고, 일제강점기에 고무공과 고무신이 조선에 들어오면서 한국인은 고무를 알게 됐다. 중남미인들이 고무나무 수액을 항아리나 옷감, 신발 등에 발라 방수도료로 사용하던 걸 15세기 콜럼버스가 보고 유럽에 처음 소개했고, 19세기 찰스 굿이어가 가황법으로 탄성 좋은 타이어를 개발하는 등 천연고무 가공법이 급격히 발전해 1, 2차 대전을 치르며 군수산업에도 기여했다. 고무는 탄성과 내열 내진 내한성 등 다양한 물리·화학적 기능의 소재로 개발돼 생활용품서부터 첨단무기와 IT제품, 우주왕복선에까지 사용되고 있다.
돼지 오줌보로 만든 공, 짚신, 가죽신이나 나막신과는 비교할 수 없는 내구성과 편의성을 지닌 고무소재 제품은, 처음 등장했던 무렵에는 소수 부유층이나 쓸 수 있는 고급 소비재였다.
국산 고무신은 한국 최초 고무제품 제조업체인 대륙고무주식회사가 1922년 8월 5일 '대장군'이란 상표를 달아 출시한 검정 고무신이라 알려져 있다. '대륙고무'는 미국 선교사 알렌의 요리사로 일하면서 영어를 익혀 대한제국의 외교관과 외(교)부· 법(무)부 대신을 역임하고, 강제합방 이후 자작 작위와 중추원 고문으로 권력을 누린 친일파 이하영이 개화파 거물 박영효·윤치호 등을 주주로 영입해 1919년 경성 원효정(현 용산구 원효로)에 설립한 회사다. 총독부와 왕실의 막강한 인맥을 둔 그는 고무신 출시 직후 한 신문에 "이왕(순종) 전하께서 이용하심을 얻어 황감함을 금치 못하며, 왕자·공주님들께서도 널리 애용하시고..."란 내용의 광고를 싣기도 했다.
그의 '어용' 고무신은 큰 인기를 누렸고, 이어 인촌 김성수의 중앙상공주식회사(1921), 전주의 만월표 고무신공장(1932) 등이 잇달아 건립됐다고 언론인 손성진은 '럭키 서울 브라보 대한민국'(추수밭)이란 책에 소개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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