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코로나 확진 2억명 돌파

주춘렬 2021. 8. 4.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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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감기로 인하야 인천 같은 데는 요사이 날마다 20명의 사망자가 생기어 발인 없는 날이 없고 예방칙은 전혀 없고 다만 이 감기에 걸리지 않기만 바라는 바이다." "개성은 사망자가 평시의 7배나 되었다." "충청남도는 수확이 극난(極難)한 지경이다."

과학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는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하는 끔찍한 병으로 해마다 영국에서만 수천, 수만명을 죽일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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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감기로 인하야 인천 같은 데는 요사이 날마다 20명의 사망자가 생기어 발인 없는 날이 없고… 예방칙은 전혀 없고 다만 이 감기에 걸리지 않기만 바라는 바이다.” “개성은 사망자가 평시의 7배나 되었다.” “충청남도는 수확이 극난(極難)한 지경이다.”

1918년 11월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는 ‘무오년 독감’에 초토화된 식민지 조선의 다급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그해 총독부 연감에는 국내 759만 인구의 38%인 288만4000명이 감염돼 이 중 약 14만명이 숨졌다. 이것이 인류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이라 불리는 스페인 독감이다. 2년간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억명이 감염됐고 5000만∼1억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어제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지 1년7개월 만에 2억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425만여명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 속도를 내고 있지만 코로나 기세는 맹렬하다. 확진자 1억명까지 1년이 걸렸는데 그 뒤 1억명은 기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델타와 람다처럼 스치기만 해도 감염될 정도로 센 전파력을 지니면서도 백신 효과를 약화하거나 무력화하는 변이 바이러스까지 창궐하고 있다.

인류의 응전도 만만치 않다. 접종 선도국인 이스라엘은 델타발 확산에 대응해 부스터샷(추가접종)에 돌입했다. 지난 4월 내년도 화이자 백신 1800만회분의 실탄도 준비했다. 유럽은 2023년까지 필요한 물량을 쓸어담았고, 일본·대만 등도 부스터샷 준비에 여념이 없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2세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그런데 한국은 내년 계약물량이 하나도 없고 국산 백신 개발도 더디다. 자꾸만 백신 확보에 실기하니 한숨이 절로 난다.

코로나19는 21세기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될 성싶다. 과학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는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하는 끔찍한 병으로 해마다 영국에서만 수천, 수만명을 죽일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까지 나온다. 정녕 코로나 종식은 희망 고문인 걸까. 스페인 독감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듯이 솔로몬의 잠언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믿는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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