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올림픽 한일전 '4전 전승'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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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올림픽과 같았다.
야구 준결승 한일전.
역대 올림픽 야구 4전 전승의 기록도 함께 깨졌다.
한국은 5일 저녁 7시 패자부활전 2라운드를 걸쳐 올라온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에서 맞붙어 승리하면 일본과 다시 결승전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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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
2008 베이징올림픽과 같았다. 야구 준결승 한일전. 그때와 다른 게 있다면 지더라도 대회 방식상 결승전에서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 한국과 야구가 ‘국기’인 개최국 일본은 팽팽한 싸움을 이어갔다. 그리고, 최후에 웃은 나라는 일본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 일본과 경기에서 2-5로 졌다. 역대 올림픽 야구 4전 전승의 기록도 함께 깨졌다. 한국은 5일 저녁 7시 패자부활전 2라운드를 걸쳐 올라온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에서 맞붙어 승리하면 일본과 다시 결승전에서 만난다. 패하면 동메달결정전으로 밀려 7일 정오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을 놓고 다투게 된다.
8회의 희비
2-2 동점에서 한국이 먼저 득점 기회를 잡았다. 8회초 2사 뒤 김현수가 좌측 선상 2루타를 쳤다. 하지만 대타 최주환이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일본도 8회말에 기회를 잡았다. 1사 1루서 곤도 켄스케가 친 내야 땅볼은 병살타로 연결될 수 있었지만 고우석이 1루 베이스 커버 때 실수를 했다. 결국 2사 1루 기회가 이어졌고 폭투와 고의4구, 그리고 볼넷으로 내준 2사 만루에서 1번 타자 야마다 테츠토에게 싹쓸이 2루타를 통타 당했다. 야마다는 지난 2019 프리미어12 결승전 때도 한국 선발 양현종을 저격해 결승 3점 홈런을 친 바 있어 대표팀 경계 1순위 선수였다. 팽팽하던 경기가 순식간에 2-5로 기울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일본쪽으로 넘어갔다.
일본 에이스 공략 성공
한국 타선은 5회까지 일본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철저히 당했다. 1회초 1사 2·3루 기회에서 양의지·오재일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뒤에는 이렇다할 득점 기회가 오지 않았다. 하지만 0-2로 뒤진 6회초 야마모토와 3번째로 마주 서자 타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박해민의 좌전안타와 상대실책으로 만든 무사 2루서 강백호가 좌전 적시타로 박해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정후 또한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야마모토는 양의지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교체됐다. 김현수가 바뀐 투수 이와자키 수구리를 상대로 1사 1·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야마모토의 실점은 2점으로 늘었다. 5⅓이닝 5피안타 9탈삼진 2실점(1자책).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일본 대표팀 에이스를 무너뜨린 6회였다.
한국은 이날 이정후가 4타수 2안타, 김현수가 4타수 2안타로 활약했으나 4번 타자 양의지가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부진했다.
고영표의 호투, 그러나…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KT)는 미국전(7월31일) 등판 이후 3일만 쉬고 일본전에 나섰다. 미국, 일본 전에 선발 등판했다는 뜻은 이번 대표팀의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는 뜻이 된다. 고영표는 주무기 체인지업을 앞세워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3회말 1사 2·3루에서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희생뜬공을 내주며 선취점을 헌납하고 5회말 1사 3루서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기는 했으나 최대한 실점을 막았다. 5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 투구수는 91개였다. 세대교체 중인 대표팀의 확실한 선발로 자리매김 하는 투구였다.
고영표, 차우찬에 이어 등판한 조상우 또한 1⅓이닝 3탈삼진의 호쾌한 투구를 보여줬다. 하지만 8회말 등판한 고우석이 2사 1·2루에서 9번 타자 카이 타쿠야에게 내준 볼넷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편 이날 야구 대표팀은 안산 등 양궁 대표팀에게 응원 문구가 담긴 태극기를 선물 받아 더그아웃에 걸었다. 금메달 4개의 기운을 받아 한일전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였으나 패하면서 빛이 바랬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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