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가게 문닫고 택배 '투잡' 뛰는 사장님들..호프집 노래방 폐업 속출

방영덕 2021. 8. 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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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호프집 3600곳↓ 노래방 1500곳 ↓
거리두기 4단계 여파 벼랑 끝 내몰려
서울 한 호프집에 붙어 있는 거리두기 안내문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수도권에서 11년째 호프집을 운영 중인 A씨. 60평짜리 규모의 가게 임대료가 월 800만원에 달하지만 코로나 사태 후 적자의 연속이다. 특히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 저녁 8시면 가게 마감을 하는 날이 많다는 그는 "오늘도 오후 3시부터 저녁 8시까지 손님이 한 팀도 안 들어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저녁 장사'를 공 치는 날엔 아르바이트생 비용만 나간다는 A씨는 "차라리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쿠팡 플렉스 등 택배 알바라도 뛰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주점과 호프, 노래방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로 저녁 시간 모임 장소로 쓰이는 업종이다보니 경영 상태는 날로 악화돼 폐업이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월별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전국의 호프전문점 등록업체는 2만7840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대비 3636곳(-11.6%) 줄어든 수치다. 간이주점 등록업체는 1만1612곳으로 1900곳(-14.1%) 감소했다. 노래방 등록업체(2만8252곳) 역시 1년새 1554곳(-5.2%)이 문을 닫았다.

반면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통신판매업 등록업체는 1년 전 대비 10만3450곳(34.8%) 급증했다. 커피음료점 등록업체 또한 7만6321곳으로 1만981곳(16.8%) 늘었다.

호프전문점이나 주점, 노래방 업체들의 폐업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한 데에는 코로나 방역 조치로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고 저녁 10시 이후 업장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영향이 크다.

이미 이들 업종은 1년 6개월 이상 집합금지 및 영업제한 조치로 경영 상태가 나빠질대로 나빠진 상태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시행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는 그야말로 자영업자들의 버틸 힘을 꺾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될수록 벼랑 끝에 내몰리는 기분"이라 "그럼에도 코로나가 잡히지 않고 4단계가 연장되면 주변에서 장사 접는 일을 진지하게 고민하겠다는 사장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79만명의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끝이 안보이는 '코로나 터널'로 매장 양도나 매매를 하겠다는 글들이 최근 하루에만 100여개씩 올라오고 있다. 양도하겠다는 매장은 호프집은 물론, 카페, 치킨집, 네일숍, 아이스크림 할인점, 분식집 등 다양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1%로, 직전 분기(13.0%)보다 높아졌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6.4%, 오피스 공실률은 11.1%로 집계됐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폐업하는 상가가 는 한편 신규 임차수요는 감소하면서 공실률이 높아졌다는 게 부동산원 측 설명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폐업 증가로 명동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43.3%에 달했다. 이태원 상권의 공실률은 31.9%, 홍대·합정 상권은 22.6%로 높게 나타났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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