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석유사업 분할 의결
[경향신문]
내달 임시 주총 승인 뒤 10월 출범
물적 분할 뒤 기업공개 속도 낼 듯
2분기 배터리 매출 첫 1조원 돌파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석유개발 사업을 각각 독립 회사로 분할한다. 지난달 1일 사업 분할 검토를 공식화한 뒤 한 달여 만에 분할 작업에 돌입하면서 배터리 사업 기업공개(IPO)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을 각각 분할하기로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후 오는 10월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분할 방식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게 되는 물적 분할로,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신설되는 회사로 각각 이전된다.
신설될 SK배터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BaaS(Battery as a Service),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을, SK이엔피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두 사업을 분할한 후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을 담당하는 지주회사 역할을 맡는다. 연구·개발, 인수·합병(M&A) 등의 역량을 강화해 신사업 발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이번 분할은 각 사업의 특성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성을 높여 본원적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사업별로 투자 유치와 사업 가치 증대를 통해 경영환경에 더욱 폭 넓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독립 법인 출범은 배터리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 목적이 크다. 최근 전기차 시장 급성장 등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와 수주량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분할 법인을 통해 신속하게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경쟁사인 LG화학도 지난해 말 배터리 사업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킨 후 연내 IPO를 추진 중이다. SK배터리 역시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IPO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 목적은 투자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을 때 적시에 조달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선조치”라며 “IPO 등 재원 마련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사업 분할 공식화 이후 한 달 만에 분할 작업에 돌입하며 IPO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영업이익 흑자 달성 시기로 예상한 2022~2023년쯤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손실은 979억원으로 감소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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