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 콕콕 찌른 이재명·이낙연..개헌·균형발전엔 '공감대'

곽희양·박홍두·김상범 기자 2021. 8. 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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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경선 2차 TV토론

[경향신문]

시작은 웃음으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4일 서울 상암동 YTN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이낙연·추미애·김두관·이재명·박용진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장외에서 펼쳐진 무능·음주운전 공방 그대로 옮겨와 신경전
정세균 “정부통령제 반대”…김두관 “5개 메가시티 건설을”
후보들 ‘격 떨어진다’ 비판 의식…‘서로의 입’ 빌려 간접 공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두 번째 TV토론에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다. 상대 후보의 약점을 부각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여권 지지율 1·2위 주자인 이재명·이낙연 후보를 중심으로 장외에서 펼쳐지고 있는 ‘무능’ ‘음주운전’ 공방을 그대로 옮긴 듯했다. 다만 균형발전과 개헌 등에 대해선 대체로 뜻을 함께했다.

후보 6명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 YTN스튜디오에서 열린 2차 TV토론회 초반부를 자치분권, 개헌, 국회의원 권한 축소 등의 공약을 중심으로 이어갔다. 하지만 후반부에선 뚜렷한 대립각을 재현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를 ‘무능 프레임’으로 공격했다. 이재명 후보는 집값 폭등 원인으로 지목된 주택임대사업자 특혜 제도가 이낙연 후보 국무총리 재임 시 도입됐다며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이낙연 후보가 “당·정·청 간 협의했다”고 하자, 이재명 후보는 “책임총리인데 아무 역할을 못했다고 하면 무능하거나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후보는 “제가 총리로 일한 기간에 문재인 정부의 국정지지도가 가장 높았다”고 맞섰다.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의 ‘검찰개혁, 공직윤리처 신설’ 공약에 대해 “180석 여당 대표를 했는데, 왜 그때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여당 대표로서 무능한 것 아니냐고 공격한 것이다. 이낙연 후보는 “422건의 법안을 처리하느라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또 “사면을 하지 말자고 하다가 갑자기 세모(애매한 태도)를 들었고, 행정수도, 경기북도 분도 등도 마찬가지”라고 공격했다. 이낙연 후보는 “왔다갔다한 적 없다”고 응수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2004년 음주운전 이력을 문제 삼았다. 이낙연 후보는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2014년 음주운전, 성희롱 등에 연루된 공직자를 가혹하게 조치했다”며 “본인에게도 이런 기준을 연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과거에 음주운전을 했던 점에 사과 말씀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경기북부 분도에 대한 대립도 이어졌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경기 북부 지방 재정자립도가 이재명 후보가 지사로 일하는 동안 해마다 2%포인트 떨어졌다. 광역자치단체 기준 17위를 맴돌고 있다”며 경기북도 설치를 거듭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공공기관을 경기북부로 옮겼고, SOC투자 예산을 경기남부보다 북부에 더 많이 하고 있다”며 “현재 단계에 분도를 해버리면 주민들은 지금보다 나빠진다”고 반대했다.

후보들은 비판하고 싶은 상대를 에둘러 공격했다. 이낙연 후보가 정세균 후보에게 “클린 검증단을 운영한다면 어떤 점을 검증하겠느냐”고 묻거나, 김두관 후보가 정세균 후보에게 “음주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식이었다.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후보의 ‘입’을 빌려 비판하는 것이다. 직접 공격하는 것이 자칫 ‘후보의 격’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고려한 방식으로 풀이된다.

개헌에는 대체적으로 공감대를 이뤘다. 이낙연·추미애 후보는 “4년 중임제, 정부통령제 도입”을 주장했고, 박용진·김두관 후보도 4년 중임제에 대해 찬성했다. 정세균 후보는 4년 중임제는 찬성하면서도 정부통령제는 반대 의견을 냈다.

국토균형발전에 대해서도 대체로 비슷한 의견이었다. 정세균 후보는 “국회, 대법원, 대검찰청 세종·충청 이전”, 박용진 후보는 “서울과 세종이라는 2개의 수도”를, 김두관 후보는 “5개의 메가시티와 2개 특별도”를 내놨다. 이재명 후보도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희양·박홍두·김상범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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