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자원 지켜라" 제주, 참조기 등 치어 15만마리 방류

글·사진 박미라 기자 2021. 8. 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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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양수산연 가보니

[경향신문]

제주 서귀포시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에서 지난 3일 강형철 연구사가 참조기 치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박미라 기자
사육 어미에서 수정란 채취
수조서 80~120일 키워 방류
1~3년 후에 성어로 돌아와
어업인 소득 증대에 큰 도움

더위가 절정에 달한 지난 3일 오후 2시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내 ‘어류종자 생산동’. 별도의 냉방시설이 없는데도 시원한 느낌이 날 정도로 서늘했다. 차가운 지하 해수를 뽑아올려 육상 실내수조의 온도를 18도로 유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사육 중인 어미에서 수정란을 생산해 치어를 키우는 곳이다. 어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80~120일 키운 후 5~10㎝ 크기가 되면 바다로 방류한다.

육상 실내수조 한 곳에서는 80여일간 사육해 어른 손가락만큼 자란 참조기 치어 3만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이 치어들은 5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해안에 방류될 예정이다. 연구원은 참조기 금어기(4월22일~8월10일)인 지난달에도 한림읍 연안에 치어 6만마리를 방류했다. 이 치어들은 약 1년 후면 20㎝ 성어로 성장해 어업인의 소득 증대에 도움을 주게 된다.

연구원은 올해 참조기와 벤자리, 능성어, 다금바리 치어 약 15만마리를 방류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치어 방류는 남획과 기후변화 등으로 점차 줄어들고 사라지는 바다 자원과 생태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사업이다.

‘명품 횟감’으로 불리는 다금바리는 귀한 어종답게 치어 생산이 까다롭다. 다금바리, 능성어와 같은 바릿과의 어종은 자라는 속도가 매우 더뎌 민간에서 육성을 꺼린다. 방류한 치어가 1㎏ 이상으로 자라는 데 약 3년이 걸린다. 강형철 연구사는 “다금바리는 100~120일 키워야 하고, 치어 생존율도 최대 30%에 달하는 다른 어종과 달리 1%대에 불과하다”며 “어떤 날은 밤새 수천마리 치어가 이유없이 모두 폐사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종에 따라 다르지만 2시간 간격으로 먹이를 주고, 주말도 반납한 채 돌보다보면 마치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다”며 “건강하게 자란 치어들을 바다로 방류할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벤자리 치어도 방류하기 시작했다. 온대에서 아열대 해역까지 분포하는 어종이다.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바다에 제격인 제주 특산어종이다. 예전에는 조림과 국거리용으로 취급했으나 최근에 여름철 고급 횟감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소비가 늘고 있다. 약 100일간 사육해 방류하면 2~3년 후 25㎝ 이상으로 성장해 어획이 가능하다.

제주도는 매년 잡은 고기의 지느러미와 연구원이 보유한 어미 간 유전자검사를 실시해 친자 확인으로 방류 효과를 분석한다. 홍성완 미래양식연구과장은 “회수율 2~3%만 나와도 방류 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정착성 어종인 돌돔은 4%까지 나온다”며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적합한 품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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