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주자들 불참..김빠진 국민의힘 경선 예비소집
[경향신문]
화합 위한 쪽방촌 봉사활동
윤석열·최재형·유승민 안 와
이준석 “국민이 의아해할 것”
국민의힘이 4일 당 차원에서 ‘대선 경선 후보 쪽방촌 봉사활동’을 했다. 대선 경선버스 출발 전 예비소집 격으로 ‘원팀’을 강조한 행사였다. 하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여론조사 지지율 상위권 주자 4명은 불참했다. 이준석 대표는 “국민께서 의아해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태호·윤희숙·하태경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안상수·장성민 전 의원, 황교안 전 대표, 장기표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 등 국민의힘 대선 주자 8명은 이날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배달 봉사활동을 했다.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 전 원장은 부인 이소연씨가 대신 참여했다. 8명의 주자와 이씨는 즉석 삼계탕 제품과 생수를 배달했다.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홍 의원은 휴가를 이유로 각각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8월 말 본격적인 대선 경선이 시작되기 전 ‘원팀’임을 강조하고 경선 열기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공식적으로 당내 대선 주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경선 ‘1호 행사’다. 하지만 야권 1~4위 지지율 주자들이 모두 불참해 행사 흥행에 타격을 입었다.
이 대표는 불참한 주자들을 향해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공식 일정에 참석하지 않고 무엇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은 후보의 자유”라며 “하지만 당에서 국민들에게 이번 경선 내내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의지로 임한 첫 출발 이벤트에서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일지, 국민께서 의아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자들의 불참 배경에는 이 대표와의 기싸움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 상의 없이 기습 입당해 이 대표가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바 있다. 홍 의원도 지난달 의원들이 모여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방에서 윤희숙 의원의 대선 출마 기사가 공유된 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가 이 대표에게 경고를 받은 바 있다.
행사 후 하태경 의원은 SNS에 “모처럼 당에서 준비한 행사를 이런 식으로 보이콧하면 과연 ‘원팀 경선’이 될까 의문”이라며 “네 분 후보들께서는 봉사활동 불참에 대해 힘들게 행사를 준비한 당 관계자들께 사과를 하고 국민들에게도 그 사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SNS에서 “휴가라고 공개까지 하고 지방에 내려와 쉬고 있는데 당 대표 행사 불참이라고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다분히 고의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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