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애송이" "안철수, 요란한 승객" 국민의당·국민의힘 합당 논의 '감정싸움'
[경향신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신경전이 감정싸움으로 악화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요란한 승객”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당은) 합당에 대한 의지가 그냥 별로 없는 것”이라며 “(합당에) ‘노’라고 했을 때 오명을 감당하기 싫으니까 어디에다가 뒤집어씌울까, 그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를 향해선 “(국민의힘 경선버스에) 타시면 참 좋은데, 버스가 혁신하면 타겠다, 버스 기사가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 이러면 그냥 문 닫고 가는 것”이라며 “꼭 요란한 승객을 태우고 가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안 대표가 합당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시간끌기만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가 국민의당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국민의당에서 이 대표를 “철부지 애송이”라고 부른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합당 실무협상단인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는 한편으로 정권을 도둑질한 도둑놈들과 싸우고, 다른 한편으로 국운이 걸린 정권교체를 앞에 두고 제 분수를 모르고 장난질하는 철부지 애송이도 제압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자 이 대표는 SNS에 2개의 글을 올려 반격했다. 그는 “이제 철부지에 애송이까지 나온다. 국민의당의 중도공략 화법인가 보다”라며 “37세 당대표에게 저렇게 말하면서 2030(세대)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또 “이준석이 당대표가 아니라 철부지 애송이로 보이니까 정상적인 질문에 정상적인 답변이 안 나오는 것”이라며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러더스>의 ‘We salute the rank, not the man(우리는 지위에 경례하는 것이지 사람에 경례하는 것이 아니다)’이란 대사가 담긴 영상을 첨부했다.
양당 간 신경전이 과열되면서 합당 논의 자체가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당 일각에선 안 대표가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안 대표의 국민의힘 경선 참여나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이 새로운 합당 논의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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